너무 잘해도 문제? 린드블럼-산체스-김광현, MLB 관심 깊어진다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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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1 07:11
▲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린드블럼-산체스-김광현(왼쪽부터)
20일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는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이 운집했다. 총 6개 구단 스카우트가 경기장 중앙에 자리를 잡고 연신 스피드건을 들이댔다.
이날 MLB 스카우트들은 SK 선발투수인 김광현(31)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LA 에인절스, 뉴욕 메츠, 애리조나, 시카고 컵스, 디트로이트, 캔자스시티가 해당 구단이었다. 일상적인 선수 분석 업무로 경기장에 온 구단도 있겠지만, 김광현에 대한 MLB 구단들의 관심은 꽤 뜨겁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스카우트들의 발걸음이 더 바빠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우천으로 취소된 14일 경기를 포함, 최근 4경기에서만 김광현을 지켜본 MLB 구단이 총 10개다. 20일 6개 구단을 비롯, 시애틀, LA 다저스, 보스턴, 샌디에이고도 경기장을 찾았다. 이전에 김광현을 본 구단을 합치면 MLB 30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이 김광현을 한 차례 이상 지켜봤다. 김광현이 올 시즌 뒤 꿈을 위해 MLB 도전을 선언하고 SK가 이를 허락할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관심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김광현은 시즌 24경기에서 150이닝을 던지며 15승3패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국내 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직 나이도 만 31세인데다, 팔꿈치 수술 후 구속이 오르고 새로운 구종까지 장착하면서 경기 내용이 더 좋아졌다. 메릴 켈리(31·애리조나)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MLB 스카우트들은 김광현처럼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선수에 관심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MLB 스카우트들이 관심을 보이는 대상은, 당연히 김광현 하나가 아니다.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김광현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두 선수, 조쉬 린드블럼(32·두산)과 앙헬 산체스(30·SK)의 경기에도 어김없이 MLB 스카우트들이 몰린다. 김광현만큼 많은 구단이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아니지만 두 선수 역시 지난해부터 MLB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볼 구단은 이미 다 봤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다. 24경기에서 19승1패 평균자책점 2.03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향해 나아간다. 가지고 있는 구위는 물론 경기 운영에서도 전성기를 질주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산체스는 현시점에서 린드블럼의 가장 뚜렷한 대항마다. 22경기에서 15승3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 중이다. MLB가 주목하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는데다 지난해보다 실력이 더 좋아졌다.
KBO리그를 평정한 선수들이 미국이나 일본 구단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너무 잘해서 탈’인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래도 미국이나 일본 구단과는 머니 게임에서 불리한 KBO리그다. 특히 미국이 그렇다. 돈도 돈이지만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선수들의 꿈을 무시할 수 없다. KBO리그 구단들도 “일본이라면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미국은 경쟁이 쉽지 않다. 특히 선발로 뛸 가능성이 있다면 더 그렇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세 선수의 MLB 진출이 확실시되는 단계는 아니다. 린드블럼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114경기에 뛴 선수다. 한 에이전트는 “완성형 선발이기는 하지만 긁어본 복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고 귀띔했다. 선발 보장급 계약을 제안받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산체스가 더 큰 관심을 받는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산체스는 선발보다는 불펜 활용에 더 비중을 두는 분위기다. 공이 빨라 불펜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1년 앞서 미국으로 간 켈리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읽힌다. SK도 “불펜 제안이라면 우리도 해볼 만하다”는 의중이다. 김광현은 어쨌거나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SK가 김광현의 뜻을 꺾을 가능성은 적지만 결말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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