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와 함께 사라진 후반기…미리 포기한 KIA 구단의 착각
KIA 조 윌랜드(왼쪽)와 제이콥 터너.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7월초,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선발 제이콥 터너의 불펜 전환 가능성을 예고했다. 터너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는 신호였다. 터너가 등판하는 날마다 ‘오늘도 못 던지면’이라는 전제로 여러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그러나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박흥식 감독대행은 몇 차례나 계획을 수정했다. 터너를 2군에도 보냈다. 구단의 외국인 투수 교체 의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하위권에서 어렵게 올라선 KIA는 아직 8월이라는 시기로 인해 성적과 명분 사이에서 갈등하며 여전히 터너를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KIA는 올해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새로 영입하며 총액 상한선인 각 100만달러를 채웠다. 터너와 윌랜드 모두 계약금 30만달러에 연봉 70만달러를 줬다. 22일 현재 터너(5.57)의 평균자책은 규정이닝을 채운 10개 구단 전체 투수 25명 중 최하위다. 윌랜드(4.92)는 23위다. 둘 사이에는 삼성에서 이미 방출된 맥과이어(5.05)가 자리하고 있다. 윌랜드와 터너가 지금까지 48경기에 나가 합작한 12승은 양현종 혼자 거둔 승수에도 모자란다.
KIA는 5월초 사령탑이 자진사퇴한 충격적인 시즌을 치르고 있다. 2년 전의 우승 분위기를 지키지 못하고 추락한 데 대한 비난은 자연스레 김기태 감독에게 쏟아졌다. 결국 김기태 감독은 계약기간을 1년 더 남겨놓은 채 잔여 연봉도 포기하고 시즌을 무려 100경기나 남겨놓은 시점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례적으로 시즌 초반 결단을 내린 것은 조금이라도 빨리 선수단이 분위기를 추스르고 남은 시즌을 달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후 KIA 구단은 오히려 멈춰섰다. 감독대행 체제를 선언하고는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KIA는 감독 대행 체제 직후 13경기에서 7연승을 달리는 등 11승2패로 상승세를 찍었으나 오래 가지 못하고 다시 연패를 거듭해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상승세를 지킬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4월까지 부진했던 에이스 양현종이 완벽하게 부활했으나 그 뒤를 받쳐줄 선발이 아무도 없었다. 그 역할을 해야 할 터너와 윌랜드는 6월까지도 5점대 평균자책에 머물며 17번씩 나가 4승씩밖에 거두지 못했다. 특히 5월29일 한화전에서 완투승을 찍은 터너는 6월 들어 5경기에서는 3패만 안으며 월간 평균자책이 7점대로 폭등했다.
우승과 거리가 멀더라도 5강에 도전할 의지만 있다면 부진의 원인을 바로잡을 이유는 충분하다. 외국인 투수 부진은 KIA가 추락하고 다시 일어서지 못한 핵심 원인이다. 그러나 KIA는 손을 놓은 채 결국은 후반기에 찾아온 기회마저 그대로 놓치고 말았다.
후반기 첫 11경기에서 8승3패로 전체 승률 1위를 달린 KIA는 이후 10경기에서는 2승1무7패로 다시 곤두박질 쳤다. 그 사이 터너와 윌랜드는 4경기에서 1승에 머물렀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NC에 5경기 차, 6위 KT에는 3.5경기 차로 따라붙으며 5강을 향한 불씨를 키웠던 KIA는 이제 NC에 9경기 차로 뒤지고 있다. NC가 남은 29경기에서 4할 승률(12승17패)만 기록하더라도 KIA는 남은 28경기 중 21승(7패)은 거둬야 앞설 수 있다. 가을야구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프로스포츠의 핵심은 승리를 위한 노력에 있다. 외국인 투수를 바꾼다고 결과가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KIA 구단은 마치 김기태 감독의 사퇴와 함께 올시즌이 끝난 듯한 행보를 보였다. 부진 원인을 바로잡기보다는 전력 보강을 적극 요청하기 어려운 감독대행 체제의 그늘 뒤에서 전반기임에도 세대교체 분위기부터 조성하는 역주행을 펼쳤다. 추락의 책임은 전임 감독이 안고 떠났으니 이제 구단은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분위기로 읽히기도 했다. 그 결과 KIA는 속수무책으로 4년 만의 가을야구 탈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스카우트팀이 전담하던 KIA의 외국인선수 선발 과정에 올해는 조계현 단장이 직접 가세했다. 윌랜드와 터너는 실패작이다. 김기태 감독의 사퇴가 올시즌 부진에 대한 구단의 면죄부는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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