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생태계 파괴… 로하스도 테임즈처럼? 美日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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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7 18:37
멜 로하스 주니어(30·kt)의 올 시즌을 보고 있자면 KBO리그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그의 조정 득점 생산력(wRC+)는 209.6에 이른다. 리그 평균 선수의 공격력 두 배를 홀로 하고 있는 셈이다.
로하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원래 잘했던 선수가 더 잘한다. 타율(0.389), 득점(61), 최다안타(105), 홈런(24), 타점(63), 출루율(0.447), 장타율(0.744)까지 총 7개 부문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타율·출루율·장타율·홈런과 같은 부문에서는 2위권과 차이가 제법 난다. 당분간 로하스의 ‘7관왕급’ 행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에릭 테임즈(전 NC·현 워싱턴)의 마지막 2년과 흡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테임즈는 2015년 타율 0.381, 47홈런, 140타점, 40도루라는 역사적인 해를 보냈다. 2016년에도 40홈런, 121타점을 기록하며 결국은 메이저리그(MLB)로 금의환향했다. 로하스도 테임즈처럼 KBO리그에서 MLB에 역수출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무리가 아니다.
로하스의 나이는 내년이 만 31세다. 테임즈 또한 만 31세에 MLB로 다시 건너갔다. 실력만 있다면 30대의 나이도 큰 걸림돌은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게다가 로하스는 MLB 경력이 없다.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최고 레벨에서 뛰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면 로하스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상위 리그로 진출할 수 있을까. 관계자들의 예상을 종합하면 아직은 모든 게 미지수다. 다만 확률이 1년 전 지금보다 많이 올라간 건 분명하다.
외국인 시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로하스의 가치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지금이 아닌 2년 전”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kt 관계자 또한 “실제 로하스가 2년 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기는 했었다. 다만 조건이 좋지 않았고 우리와 재계약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로하스는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 제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플릿 계약이었는데 해당 팀 사정을 생각하면 MLB 승격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한 까닭에 결국 한국에 눌러 앉았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에서도 내년 이적시장을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로하스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고 짚었다. 로하스는 확실히 예전만한 수비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명타자로 쓰자니 타격에서 어마어마한 장타력을 보여줄 만한 선수는 아니고, 그렇다고 외야로 보내자니 못 미덥다. 게다가 최근에는 1루를 본 경험도 별로 없다. 방망이 하나만 보면 매력적일 수 있으나 여러모로 포지션이 애매하다.
2년 전 스플릿 계약 제안, 그리고 지난해 이렇다 할 매력적인 제안이 없었다는 점에서 MLB의 로하스 계산이 어느 정도는 끝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확 좋아진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kt가 은근히 재계약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도 여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적어도 돈만 따지면 kt의 조건이 MLB 구단의 스플릿 계약 조건보다는 훨씬 좋을 가능성이 커서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일본도 코로나19 사태로 구단들의 움직임이 제약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 지금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난 움직임은 없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다만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오기 전 일본 구단 관계자들도 한국의 특급 외국인 선수들을 많이 지켜봤다. 로하스도 그중 하나였다.
일본 구단들은 일단 홈런 및 장타 생산력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더 가까웠던 로하스보다는, 제리 샌즈(한신)가 먼저 선택을 받은 이유도 여기서 어렴풋이 설명된다. 먼저 진출한 윌린 로사리오(전 한신) 또한 거포형 타자였다. 이 때문에 로하스가 올해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자연히 관심을 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구단이 마음을 먹고 들어올 경우, 그리고 로하스가 이 손을 잡는다면 kt는 지키기 쉽지 않다. 로하스가 돈을 포기하고 MLB 도전을 선택해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지난해와 달리, 올해 칼자루는 로하스가 쥐게 된다는 점은 유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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