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은 왜 스위치히팅을 숨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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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은 왜 스위치히팅을 숨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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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SNS 캡처

[LA=문상열 기자] 2000시즌 중반 무렵 LA 다저스 ‘코리안 특급’ 박찬호에게 따라 다닌 화두는 체인지업이었다. 박찬호는 155km대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커브, 슬러브(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를 주 레퍼토리로 구사했다.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체인지업이 거론됐지만 볼의 궤적상 구사했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어려웠다. 본인도 부인했다. 그러나 시즌 도중 사진기자의 릴리스 포인트에 서클 체인지업 그립이 포착됐다. 당시 특파원들이 경기 후 체인지업을 던졌느냐는 물음에 박찬호는 “노”라고 고개를 저었다.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 선발 등판 후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컷 패스트볼의 커맨드가 좋았다. 별로 였다”는 언급을 자주했다. 류현진에게 허니컷 투수코치가 커터를 언급하던데 “커터를 던지느냐”는 국내 기자들의 질문에 “슬라이더”라고 주장했다. 실제 류현진은 처음 입문했을 때 컷 패스트볼을 구사하지 않았고 뒤늦게 터득했다. 구속이 보통 슬라이더보다 빨라 본인은 “하드 슬라이더”라고 주장했다.

좌완이 우타자를 상대할 때 자주 구사하는 게 커터다. 빠르고 각이 예리해서 타자의 헛스윙 유도에 제격이다.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 좌완 마크 벌리의 주요 구종 가운데 하나가 커터였다. 벌리는 퍼펙트게임을 수립한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14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2013년 입단 당시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류현진을 마크 벌리와 흡사한 투수라고 소개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새로운 선수를 소개할 때 기존의 투수 또는 타자와 비교한다. 그래야 알아듣기 쉽기 때문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로 영입된 류현진에게 이제 커터는 빼놓을 수 없는 무기가 됐다.

개막 시리즈에서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건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의 스위치히팅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메이저리그가 문을 닫아 국내에서 훈련을 했지만 그가 2020시즌 스위치히터로 변신할 줄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미국에서 8년 동안 국내파들을 따라 다니며 취재한 모 매체의 기자도 몰랐다. 심지어 캐빈 캐시 감독도 27일(한국 시간) 토론토전에서 우타석에 설 줄은 감을 잡지 못했다.

최지만은 올해 훈련 때 간간이 우타석에서 타격을 했다. 동료들과 코치가 스위치히팅을 할 것이냐고 물으면 “재미삼아 하는 것이다”고 답을 피했다. 탬파베이 캐시 감독은 철저한 세이버 메트릭스 기록 신봉자다. 좌완이 선발로 나설 경우 우타자를 배치하고 최지만을 고수해도 타순을 교체한다.

25일 개막전에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로 예고됐을 때 국내 언론은 동산고 선후배의 맞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맞붙을 가능성이 적다고 짐작했다. 캐시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관 때문이었다. 최지만으로서는 좌완이 등판해도 이를 극복하고 붙박이로 출장할 수 있는 방법은 스위치히터라고 생각했을게다. 결국 아무도 모르게 준비한 스위치히팅을 메이저리그 입문 후 첫 우타석 홈런으로 결실을 맺었다. MLB 네트워크는 최지만의 오른손 홈런 장면을 크게 소개했다.

최지만은 탬파베이 동료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좋아한다. 이름이 미국인들에게 착착 달라 붙어서다. “지맨 초이(Ji-man Choi)” 미국인들은 이름에 받침이 연달아 나오면 발음하기 불편해 한다. 류현진 발음이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최지만이 시즌내내 스위치히팅을 할 것인지는 다소 불투명하다. 아직은 완벽하게 양쪽 스윙을 한다고 자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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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북기기 2020.07.2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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