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급물살?' 김민재, 일단 협상 진행은 확실하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베이징 궈안)는 정말 토트넘행이 임박했을까.
16일 '김민재의 토트넘행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일제히 이어졌다. 이전부터 여러차례 '유럽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90% 이상 합의를 마쳤다', '10일 내 결판이 난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왔다. 김민재의 유럽행을 바라는 팬들이 많았던만큼, 당연히 반향도 컸다.
여기서 냉정히 현실을 바라보자. 보도에는 '베이징 궈안과 토트넘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했지만, 이를 정확하게 확인시켜줄 주체가 없다. 김민재는 최근 포르투갈 출신의 유럽 에이전트를 선임했지만, 국내에서 일을 봐주는 에이전트는 없다. 합의 수준에 다달았다고 하지만, 유럽내 보도도 거의 없다. 그나마도 한국발 보도를 인용한 수준이다. 이쯤에서 팩트체크, 과연 김민재의 토트넘 임박설, 어디까지 왔을까.
일단 토트넘이 베이징 궈안에 오퍼를 한 것은 사실이다. 토트넘은 이전부터 김민재에 관심을 가졌고, 특히 한국 선수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조제 무리뉴 감독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준급 실력에 괜찮은 가성비, 여기에 아시아 마케팅까지 가능한 김민재는 토트넘 구미에 딱 맞는 수비수다.
김민재 역시 협상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불과 몇일전만 하더라도 정작 김민재 본인은 이번 협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김민재 측근은 "(김)민재가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사람들은 어떻게 아냐'고 한다. 사실 베이징과 민재가 소통이 안된다. 통역도 연락이 안될 때가 많다. 이번에도 여러차례 문의를 했지만 어떤 답도 받지 못했다더라. 민재도 '이 설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했다. 이 측근은 스포츠조선에 김민재의 유럽 에이전트 선임, 중국 복귀 등에 대해 귀뜸해준 인물이다.
이유가 있다. 토트넘은 처음 베이징과 접촉할 당시, '구단 대 구단' 차원으로 협상에 나섰다. 토트넘이 '구단 대 구단' 협상으로 방향을 정한 이유가 있다. 김민재를 대표한다는 에이전트가 난립했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토트넘 쪽이 이로 인해 꽤 큰 혼란을 느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가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나서는 에이전트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협상을 시작하며 베이징 측은 구단을 대리할 중국인 에이전트를 선임했고, 이 중국인 에이전트는 유럽쪽 파트너를 고용, 토트넘과 대화를 나눴다. 이 구도 속 베이징과 토트넘의 협상 사실이 새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김민재의 포르투갈 에이전트가 합류했고, 토트넘은 현재 김민재가 선임한 에이전트와 창구를 일원화해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 측근은 18일 "민재도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본인이 확인을 한만큼 토트넘과 협상 사실은 분명하다. 김민재의 토트넘행 설과 관련하여 정황이 아닌 정확한 팩트가 나온 것도 이게 처음이다.
여기에 베이징의 상황도 봐야 한다. 베이징은 슈퍼리그에서도 알아주는 부자구단이지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모기업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 당초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베이징은 김민재가 절실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김민재가 최근 보여준 몇 가지 태도 문제로 구단 수뇌부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음에도, 김민재를 보내려는 이유는 역시 돈이다. 토트넘의 제안에 귀을 기울인 이유다.
한가지 더, 베이징은 최근 국내 에이전트를 통해 한국인 수비수를 수소문하고 있다. 6개월 단기 계약을 할 선수를 찾고 있는데, 이는 김민재 이적을 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김민재 이적이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정황을 보면 토트넘행 가능성은 확실히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 위에 열거한 사실만으로 토트넘행이 '임박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도 많다. 앞서 언급한데로 김민재가 토트넘행 가능성을 들은 것은 하루, 이틀 밖에 되지 않는다. 협상이 임박 수준으로 왔는데, 선수가 모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협상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결과를 내기까지 그 기간이 길지 않았다.
이적이 임박했다는 한국 내 보도와 달리 영국 분위기도 너무 잠잠하다. 박지성, 손흥민의 경우도 영국 언론이 가장 먼저 보도했다. 현재 김민재 이적설의 경우 HITC 정도만이 보도했는데, 이 매체는 그다지 신빙성이 높지 않다. 영국 현지에서 취재 중인 한 기자도 "현장에 가면 영국 기자들이 나에게 김민재 소식을 물어본다. '당신들이 더 잘알고 있지 않냐'고 물으면 다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적료가 1500만유로 정도에 달하는 선수의 소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는게 현지의 전언이다.
게다가 베이징이 현재 어렵다고 하더라도, 선뜻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꽤 있다. 슈퍼리그는 25일 전격 재개되는데, 단축 시즌인만큼 베이징의 우승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다. 핵심인 김민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9월까지 리그가 진행될 경우, 다음 시즌 EPL 합류가 어려워진다. 조직력이 중요한 수비 포지션, 게다가 김민재는 영어에 능통하지 않다. 무엇보다 베이징이 김민재를 보내는 이유는 결국 돈인데, '짠돌이' 토트넘이 베이징이 원하는 수준의 금액을 맞춰주기는 쉽지 않다.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 역시 여러차례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일단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팩트는 세 가지다. 첫째 협상은 시작됐고, 둘째 현재 협상 과정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보도대로 완료가 임박했는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지-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마지막으로 세번째가 가장 중요한데 답보 상태에 있던 김민재 토트넘행에 어쨌든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이제 김민재의 토트넘행은 자가격리 후에 달려 있다. 현재 중국으로 복귀한 김민재는 자가격리 중이다. 김민재 측근은 "심양에 있는 김민재기 19일 자가격리에서 벗어나 상해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직 구단 고위층과 만나지 못한 김민재는 격리 후 바로 구단 측과 접촉할 계획이다. 김민재가 고위층과의 만남을 피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김민재는 싫으나 좋으나 구단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유럽행을 간절히 원하는 김민재도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향후 만남에서 어떤 분위기로 진행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김민재에 달려 있다. 이는 김민재 토트넘행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다.
일단 협상은 시작됐다. 하지만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센터백을 보기 위해서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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