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킹' 다듬은 양현종… 다시 마운드 킹으로
2017년 20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던 KIA 양현종(31)은 올해 잔인한 봄을 맞았다. 개막부터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를 당했다. 8.01이라는 낯선 평균자책점과 맞닥뜨리며 2007년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확 달라진 다리 동작 - 양현종이 지난 4월 26일 키움전에서 투구하는 모습(왼쪽). 수직 축이 되는 왼 다리가 굽어 있다. 이날 양현종은 4와 3분의 1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반면 완봉승을 거둔 4일 NC전에서 투구하는 모습(오른쪽)을 보면 다리와 상체, 머리가 곧게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오른 다리도 더 높이 올라와 있다. /KIA타이거즈
최다 패전 상태에서 시작한 5월. 양현종은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최고 좌완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5월 2일 첫 승(삼성전·6이닝 1실점)을 거둔 이후 승리 행진을 쌓아 나갔다. 지난 4일 광주 NC전에선 12번째 승리를 거뒀다. 5월 이후 약 3개월 동안 패전은 세 번에 그쳤다. 그동안 평균자책점(1.25·16경기)은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전체 선발 투수 중 1위였다. 시즌 전체 성적은 12승8패(다승 부문 4위). 평균자책점(2.73)은 SK 김광현(2.58)에 이어 국내 투수 중 2위이며, 전체로는 7위이다.
양현종은 왜 시즌 초반 흔들렸을까. 원인 중 하나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시점이 예년에 비해 한 달 정도 늦었다는 것이다.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태어난 셋째 아들이 올해 1월 심장 수술을 받았다. 집과 병원을 오가며 여러 가지 신경을 쓰느라 2019년을 대비해 본격적으로 몸을 달구기까지 시간을 지체할 수밖에 없었다.
서재응 KIA 투수코치는 "개막 초반엔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투구 동작과 릴리스 포인트(공을 놓는 지점)에 기복이 있었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안정되면서 제구도 잡혔다"고 말했다. 투구 동작 중 다리를 들어 올리는 키킹(kicking)을 할 때 몸을 지지하는 왼쪽 다리와 상체, 머리는 일직선을 이뤄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이후 발을 내디디며 공을 뿌릴 때까지 균형을 유지하고, 몸을 앞으로 더 끌고 나오면서 공을 뿌릴 수 있다. 양현종은 슬럼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자신이 투구하는 영상을 돌려보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돌입하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투구 밸런스를 되찾으면서 '공 끝'도 좋아졌다.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자료에 따르면 양현종이 던지는 직구의 분당 회전수(RPM)는 4월 2277회에서 7·8월 2353회로 늘었다. 구속이 같더라도 공에 회전이 많이 걸릴수록 위력이 강해진다. 서재응 코치는 "양현종 공의 회전수가 늘어나면서 타자들이 헛스윙을 하거나 방망이에 공을 맞혀도 장타가 덜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양현종의 피장타율은 4월까지 0.573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지만, 5월 이후로는 0.253으로 가장 낮다. 이 기간 피홈런은 단 1개로 역시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적다. 1시간59분짜리 무사 사구 완봉 드라마를 연출했던 4일 광주 NC전에서 양현종은 아웃 카운트 27개 중 외야 플라이는 4개뿐이었다. 나머지는 내야 땅볼 13개, 삼진 7개, 내야 플라이 3개였다.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시속 145㎞ 안팎에 머물던 구속도 4일 광주 NC전에서는 올 시즌 최고인 150㎞가 찍혔다.
투구 자세와 구속이 안정을 찾은 뒤로는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없다. 양현종은 5~8월 선발 등판한 16경기 모두 경기당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933과 3분의 2이닝(152경기)을 소화했다. 평균 6이닝 이상을 책임졌으면서도 "더 던지지 못해 불펜 투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이닝 욕심'이 남다르다. 양현종은 "나는 5일에 한 번 경기에 나서는 선발투수"라며 "최대한 많이 던져서 매일 나오는 불펜 투수들이 쉴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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