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오승환, 그는 `개선장군`이 아니다
진정 '금의환향'인가. 해외 불법도박으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2경기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선수가 개선장군 처럼 국내무대로 돌아왔다. 삼성 라이온즈는 한 경기도 뛰지 않는 선수에게 연봉 6억원을 안겨줬다(실제 받는 금액은 3억원). 이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오승환(37)이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자 현역 최고 마무리투수가 6년 만에 돌아왔다고 난리법석이다. 환영행사까지 준비하고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용도폐기돼 방출된 선수가 맞는 지 어안이 벙벙해 질 정도다.
오승환은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6년 만에 복귀는 반갑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달갑지 않다. 사진=MK스포츠 DB
KBO는 2016년 1월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오승환에 대해 시즌 50% 출전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KBO리그 복귀 시 즉시 발효되면서 오승환은 잔여 시즌 일정을 치를 수 없다.
프로야구 선수 연봉은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에 나눠 지급된다. 이를 고려하면 오승환의 연봉은 15억원이 된다. 팀 내 최고 대우다. 오승환 입단 전 최고 연봉자는 12억5000만원의 강민호였다. 그리고 15억원은 시즌 종료 후 연봉 협상의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이대호(4년 150억원·롯데)처럼 다년 계약이 불가능했다. 2017년 말 복귀한 박병호(키움)와 같은 수준이다. 삼성은 ‘프랜차이즈 스타’ 오승환을 최대한 예우했다.
오승환과 같은 징계를 받은 임창용은 2016년 3월 KIA에 입단하면서 연봉 3억원에 계약했다. 전년도 연봉(5억원)보다 2억원이 깎였다. ‘하프 시즌’ 선수라는 걸 고려했다.
오승환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오승환은 임창용과 다르게 ‘내년’을 바라본 영입이다. 징계는 내년 봄까지 이어지며 곧 팔꿈치 수술로 치료 및 재활을 해야 한다.
오승환이 무일푼으로 돌아와야 하는 건 아니지만 3억원은 분명 적지 않은 금액이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배려’라는 표현을 썼다. 하루빨리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자 포기한 부분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도 뜻은 같았다. 속전속결로 타협점을 찾아야 했다. 기나긴 줄다리기 협상은 삼성과 오승환 모두에게 ‘독’이었다. 이른 계약이 ‘득’이었다.
오승환은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방문한다. 삼성 선수로서 첫 공식 활동이다. 시즌 두 번째 ‘어썸데이’가 열리는 날, 수많은 삼성 팬 앞에서 복귀 인사를 할 계획이다.
삼성 팬들은 그가 저지른 범죄는 다 잊은 듯 하다.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예정돼 있다. 분명한 사실은 오승환은 현재 징계 중이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벌을 받고 반성해야 할 시기다. 자숙과는 거리가 멀다.
가뜩이나 징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징계 기간이 아니라 재활 기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승환은 어차피 경기에 뛸 수 없다. 공교롭게 ‘묘한 상황’이 됐지만 제도적 맹점을 악용했다. 삼성은 이 점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
오승환은 삼성 복귀 소감을 전하면서 징계와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팬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더’ 있었다. 그는 과거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에 대해 “선수로서 야구장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운동만 열심히 하는 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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