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오승환의 부진, 깊어지는 삼성의 뒷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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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예상치 못한 전개다. 믿었던 ‘끝판왕’ 오승환의 부진으로 전에 없던 삼성의 뒷문 고민이 시작됐다.
오승환은 KBO 출장 정지 징계를 소화하느라 지난달 9일에야 1군에 정식 등록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오승환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삼성은 뒷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오승환이 올때까지 한시적으로 마무리를 맡은 우규민이 언터처블한 피칭을 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오승환도 마음의 짐을 덜고 우규민과 배턴 터치를 할 수 있었다. 삼성도 오승환의 합류로 왕조 시절에 버금가는 철벽 불펜이 완성됐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7월 들어 찾아온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 4일 LG와 경기에서 1이닝 2실점했고, 일주일 뒤 등판한 11일 KT를 상대로도 연속 실점했다. 특히 KT전에서는 오승환의 전매특허인 패스트볼 구속이 140㎞대 초반을 멤돌면서 오승환의 구위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등장했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은 “3볼 상황에서 그냥 치라고 던진 것이다. 몸상태는 전혀 나쁘지 않다”며 의혹을 일축한 바 있다.
오승환은 그로부터 3일 뒤인 14일 KIA를 상대로 9회초 등판했다. 5-0으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했는데 허 감독은 “오승환은 던지면서 구위가 올라가는 스타일이다. 점수차와 관계없이 오늘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다”며 오승환의 등판이 예정된 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오승환은 안타와 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막아내고 경기를 매조졌다.
오승환은 15일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상황은 전날과 180도 달랐다. 2-1로 살얼음판 리드를 하던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실점을 막기 위해 투입됐다. 하지만 오승환은 박찬호의 기술적인 타격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고, 9회초에는 김규성과 이창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옛 동료’ 최형우에게 충격의 역전 스리런포를 얻어맞고 시즌 첫 패를 떠안았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오승환의 생일이었다.
왕조 시절 오승환의 공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지만 현재 오승환의 구위는 7년전에 미치지 못한다.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오승환이기에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또 징계 소화로 삼성 복귀 후 긴 시간 실전 등판을 하지 못했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미뤄진 것도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진출 기간 KBO리그 타자들의 기량도 올라갔고, 젊은 타자들은 오승환을 상대할 때 기(氣)에 눌리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다. 오승환에게 동점 적시타를 뽑아낸 박찬호는 콘택트만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일부러 배트를 짧게 잡고 타석에 들어서 결국 오승환을 공략해냈다. 결승 홈런의 주인공 최형우도 오승환의 ‘돌직구’만 노린 끝에 홈런을 만들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아는 오승환도 이전보다 브레이킹 볼 구사율을 높히며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아직 효과는 크지 않다. 패스트볼이 강력해야 브레이킹 볼의 위력도 배가되는데 구위가 예전같지 않다보니 타자들은 대부분 패스트볼에 노림수를 갖고 들어온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시즌 오승환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333이다.
철옹성 같은 불펜은 삼성이 5강 싸움을 펼치게 한 원동력이다. 타선이 부진할 때도 마운드의 힘으로 버텨왔다. 하지만 당연히 상수라고 생각했던 오승환의 예기치 못한 부진으로 불펜엔 조금씩 금이가고 있다. 마무리가 무너지면서 당하는 패배는 충격이 더 크다. 그 마무리가 오승환이라면 더욱 그렇다. 빠른 시일 내 제 페이스를 찾는게 베스트지만, 부진이 더 길어지면 결국엔 보직 이동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다.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뒷문 걱정을 안게 된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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