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자 교체’ 없었던 최형우, KIA 벤치 신의 한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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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00:49
"나도 당연히 대주자로 교체될 줄 알았다."
7월 1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KIA 타이거즈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1대 2로 뒤진 8회 초 1사 뒤 최형우의 중전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한 점 차 승부였기에 최형우를 대주자로 교체할 법했다. 경기 뒤 만난 최형우도 자신이 대주자로 교체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KIA 벤치는 최형우의 대주자 교체를 잠시 미뤘다. 이어진 나지완의 사구에 최형우는 2루까지 진루했다. 여기서도 최형우의 대주자 교체는 없었다. 결국, 후속 타자 유민상의 우전 안타 때 2루 주자 최형우는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대주자 교체 판단이 아쉬울 뻔한 순간이었다.
1사 만루에서도 KIA 벤치는 최형우를 교체하지 않았다. 대주자 요원 최원준이 더그아웃 앞에서 한참 몸을 풀었지만, 벤치의 짧은 고민 끝에 최형우는 3루에 그대로 서 있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KIA는 상대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상대로 박찬호의 우전 동점 적시타가 나오며 한숨을 돌렸다. 2루 주자 나지완이 홈 쇄도 도중 아웃된 점이 아쉬웠다.
최형우를 대주자로 교체하지 않은 KIA 벤치의 판단은 9회 초 놀라운 결과로 돌아왔다. KIA는 9회 초 2사 1, 3루 기회에서 최형우를 옛 동료인 오승환과 상대하게 할 수 있었다. 최형우는 볼카운트 1B-1S 상황에서 오승환의 3구째 146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06m짜리 역전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의 대기록도 함께 작성됐다.
성급한 대주자 교체를 하지 않은 KIA 벤치의 선택은 결국 최형우의 역전 3점 홈런이라는 신의 한 수로 연결됐다. KIA 매트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 뒤 "선발 투수 가뇽이 경기 초반 체인지업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잘 버텨준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결정적인 기회에서 박찬호가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최형우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오늘 벤치에 있는 선수들을 다 기용했는데 모두 잘했다. 덕분에 홈에서 강한 삼성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라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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