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구 논란' 실랑이 키움-NC, 대화로 깨끗하게 마무리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경기는 끝났지만, 양팀 더그아웃은 뭔가 더 할 말이 있다는 듯 잠시 퇴장을 미뤘다. 8회 상황에 대한 앙금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은 듯했다.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키움의 경기는 NC가 9-1로 이기고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먼저 40승 고지를 밟았다. 어쨌든 키움도 주중 3연전을 2승1패로 마쳤으니 두 팀 모두에게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주중 3연전이었다. 하지만 16일 경기 8회에 한 차례 실랑이를 벌인 것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NC가 9-0으로 크게 앞선 8회 키움의 공격이었다. 2사 후 팀의 간판타자격인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데 송명기의 초구와 2구가 모두 이정후의 몸쪽으로 날아들었다. 초구는 허리 쪽으로 향했다. 2구는 그보다 조금 높아 팔쪽이었다. 초구를 피한 이정후는 2구째는 넘어졌다.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황급하게 피했다.
그 순간 키움 더그아웃에서 항의성 목소리가 나왔다. 당사자인 이정후가 크게 동요하지 않은 가운데 심판진도 일단은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듯했다. 그런데 잠시 후 조재영 키움 주루코치가 NC 더그아웃을 향해 뭔가 항의하기 시작했고, NC에서는 이종욱 주루코치와 강인권 수석코치가 나와 조 코치를 말렸다.
조 코치는 이정후를 향한 초구와 2구에 뭔가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한 듯했다. 사실 NC는 주전 포수인 양의지가 이날 두 차례나 몸에 맞았다. 첫 몸에 맞는 공(6회)은 옆구리를 맞은 양의지가 다소 익살스러운 제스처를 취하며 그대로 1루로 뛰어나가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8회 두 번째 몸에 맞는 공은 등 부위에 맞았다. 이때는 양의지도 다소 놀란 듯한 얼굴이었다.
양팀 선수들이 눈빛으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지만, 경기는 더 이상의 실랑이 없이 마무리됐다. 심판진은 키움 더그아웃에 뭔가를 설명했고, 답답한 표정을 짓던 손혁 키움 감독도 고개를 끄덕이며 어필하지 않고 넘어갔다. 이동욱 NC 감독은 계속 그라운드를 주시할 뿐이었다. 굳이 확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양팀 사령탑은 알고 있었다.
경기 후에는 강인권 수석코치와 홍원기 수석코치가 마운드 근처에서 만났다. 강 코치가 먼저 손짓을 하며 대화를 요청했고 홍 코치도 이에 응답해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두 코치 사이에 험악한 분위기는 없었다. 서로의 생각을 설명하는 장면이 잡혔다. 1분 정도 대화를 나눈 두 코치는 서로를 툭툭 치며 훈훈하게 상황을 마무리했다. 할 말은 하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했다. 바람직한 대처였다.
경기를 하다보면 오해도 생기고, 그 오해가 벤치클리어링과 같은 마찰로 번지기도 한다. 제대로 풀지 못하면 나중에 만났을 때 쌓인 게 또 폭발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대화로 경기를 마무리한 두 팀은 이날 경기에 모든 것을 놓고 갈 수 있게 됐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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