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갚겠다"는 약속 지킨 일본, 언제 설욕할 수 있을지 모르는 한국[2020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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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8 15:27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6개 팀중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결과다. 3년 뒤 열리는 파리 대회에서는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한 탓에, 명예 회복 기회가 언제 주어질지 미정이다.
야구 대표팀은 시작부터 잡음이 많았다. 선수 선발 과정부터, 올림픽에 나설 인원 중 물의를 일으켜 중도 하차하는 상황까지 논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KBO리그 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되자 야구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좋지 않은 여론은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소집 후 훈련도 침체된 분위기로 진행됐다. 강민호, 오승환 등 베테랑 선수들도 좋지 않은 팀 분위기를 전하며, 후배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필승의 각오를 다져야하는 출정식도 차분하게 진행됐다.
반면 ‘숙적’ 일본은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했고, 순조롭게 대회를 준비했다. 13년만에 올림픽에서 야구가 채택된 것도, 일본이 개최지 지정종목 혜택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신청했기 때문이다. 자국에서 열리는 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렬했다. 일본 야구는 세계적인 수준이라 평가받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단 한 번도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일본은 올림픽에서 번번이 한국에 발목을 잡혔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도 한국에 패해 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당시 한국은 8회 이승엽의 투런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일본을 무너뜨렸다. 이 경기에 우익수로 나섰던 이나바 아쓰노리는 13년이 지난 후 사령탑 자격으로 도쿄 대회에 나섰다. 뼈아픈 패배를 잊지 않은 이나바 감독은 “올림픽 빚은 올림픽에서 갚겠다”며 한국을 반드시 꺾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나바 감독은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5-2로 꺾고 결승전에서 미국에 2-0 승리를 거두며, 이번 대회 5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일본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도미니카 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해 ‘노메달’에 그쳤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세계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라이벌 일본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김 감독은 동메달 결정전 패배 후 “매년 국제 대회가 열리니,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대표팀이 더 강해질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말대로 2022년에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향후 WBC, 프리미어12 등 국제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올림픽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다. 2024년 파리 대회에서는 야구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이유는 유럽에서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는 부활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야구 세계화를 외치고 있어, 일본과 마찬가지로 개최지 지정종목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데다, 설령 올림픽이 열린다 해도 7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한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설욕할 기회는 아주 먼 미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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