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연기로 美 선수들, 내년 8월까지 ‘빈손’ 위기

지난 2일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 2020 도쿄 올림픽 로고가 걸려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 연기로 미국 올림픽위원회의 중계권료 수입이 끊기면서 미국의 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종목단체들이 재정난에 직면하고 있다.

5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올림픽위원회는 정부 예산 없이 TV 중계권료, 기업의 올림픽 후원 계약금, 일반 기부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쿄 올림픽의 경우 미 올림픽위원회는 NBC유니버설로부터 중계권료 2억달러(약 2500억원)를 받게 돼 있다. 전체 예산의 40%에 해당되는 큰 금액이다. 이 가운데 연간 7500만달러(약 927억원) 이상이 종목단체에 지원되고 1300만달러(약 160억6800만원) 가량이 선수들에게 직접 지원된다. 2000여명의 선수가 이 돈을 생활비와 훈련비로 쓴다.

문제는 계약상 중계권료가 올림픽이 끝난 후 올림픽위원회 계좌에 입금된다는 점이다. 도쿄 올림픽은 내년 8월8일 폐막할 예정이다. 올림픽이 연기돼 선수들은 1년 이상을 더 훈련에 투자해야 하지만, 올림픽위원회의 예산 부족 탓에 지원이 끊길 위기다.

미국 단거리 육상의 월리스 스피어먼은 “이미 많은 선수들이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상금을 탈 수 있는 각종 대회들도 코로나19 여파로 모두 중단돼, 후원사가 없는 선수들은 돈을 벌 방법이 없다. 종목단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사이클협회는 직원 70여명 중 40%를 휴가를 보내거나 해고했고 조정협회도 같은 방법으로 직원 수를 3분의 1 감축했다.

미 올림픽위원회는 NBC유니버설과 협상을 벌여 중계권료 일부를 미리 받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다시 쓰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NBC유니버설 입장에선 계약을 변경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 올림픽위원회는 1984년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독립 기구 ‘미국 올림픽 기부금’의 적립금 일부를 끌어다 쓰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올림픽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도쿄 올림픽 연기가 미칠 재정적 영향을 몇 주 내로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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