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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이벤트' 마운드 오른 야수 6실점 뭇매, 감독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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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에선 승부가 기운 뒤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불펜 소모를 아끼면서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일종의 이벤트다. 

27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8회 투수로 나서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90마일 강속구를 던지며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같은 날 또 다른 야수는 마운드에서 혼쭐났다. 휴스턴 내야수 타일러 화이트(29)가 잔인한 이벤트의 희생양이 됐다. 

화이트는 이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에 2-8로 뒤진 9회초 구원등판했다. 6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 최근 불펜 소모가 컸던 휴스턴 A.J. 힌치 감독은 야수 화이트를 마운드에 올렸다. 

화이트는 올해 3경기에 투수로 등판했으나 이날은 너무 잔혹했다. 첫 타자 스탈링 마르테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조쉬 벨에게도 풀카운트 볼넷을 허용한 화이트는 호세 오수나에게 중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이어 엘리아스 디아스도 볼넷으로 출루시킨 화이트는 코리 디커슨에게 좌측 2루타를 맞으며 다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강정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 돌렸지만 아담 프레이지어에게 희생플라이, 케빈 뉴먼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아 추가 3실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화이트는 멜키 카브레라에게 좌측 2루타를 맞은 뒤 타자 일순으로 다시 만난 마르테에게 또 볼넷을 줬다. 2사 1,2루에서 결국 마운드를 넘겼다. 이번에도 휴스턴은 투수가 아닌 포수 맥스 스태시가 마운드에 올랐다. 스태시가 벨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긴 이닝을 끝냈다. 

화이트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피안타(2피홈런) 4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총 38개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14개, 볼 24개로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6.75에서 21.60으로 수직 상승했다. 불펜 과부하 악재 속에 휴스턴은 피츠버그에 2-14 대패를 당했다. 

경기 후 힌치 감독은 화이트에게 사과했다. ‘휴스턴크로니클’에 따르면 힌치 감독은 “잔인하고, 창피하다. 화이트가 너무 안 됐다. 그에게 사과를 했다”며 “사람들이 볼 때 그냥 재미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화이트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너무 많은 공을 던지게 했다. 불운한 밤이다. 운이 없었다”고 말하며 미안해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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