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선수와 그 선수가 신체적으로는 남성이라고 주장하는 국제연맹 사이에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육상 스타 캐스터 세메냐(28·남아프리카공화국·사진)는 자신의 주 종목인 여자 800m에서 올림픽 금메달 2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 3개를 딴 선수다. 하지만 그의 남다른 신체 능력을 두고 2009년부터 성별검사 필요성이 제기됐고 결국 체내에 자궁과 난소가 없고 일반 여성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배 이상 높다는 검사 결과가 언론에 유출됐다. 다만 인위적인 것이 아니기에 대회 참가를 막을 수 없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으로 올림픽 출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지난해부터 남성호르몬 수치 제한에 나섰고 이에 대한 이의 제기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기각되자 지난 5월8일부터 여자 400, 400 허들, 800,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5n㏖/L 아래로 제한됐다. 세메냐는 이로 인해 이들 종목 출전이 어려워졌다.

세메냐의 800m 경기 출전을 인정했던 스위스 연방법원이 판결을 바꾼 것도 그에게 악재다. 세메냐는 CAS의 결정에 반발해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했다.

스위스 연방법원은 지난 6월4일까지만 해도 “세메냐가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800m 경기에 출전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해 “IAAF의 ‘테스토스테론 제한 규정’은 한시적으로 효력을 잃는다”고 결론을 냈었다. 재판은 1년 정도 걸린다. 그러나 스위스 연방법원은 지난 30일 첫 판결 56일 만에 이 결정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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