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영의 정중동, 냉정해서 더 무서운 삼성[SS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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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영의 정중동, 냉정해서 더 무서운 삼성[SS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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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영의 정중동, 냉정해서 더 무서운 삼성[SS시선]

기사입력 2020.07.08. 오전 11:18 최종수정 2020.07.08. 오전 11:24 기사원문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페이스는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7월 삼성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지난 7일 고척 키움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6위였던 순위는 단숨에 4위로 수직상승했다. 2위 키움과 격차도 크지 않아 내친김에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

경기력도 오름세지만 삼성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4년 동안 삼성은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매년 비슷한 실패가 반복되며 하위권을 전전했다. 그러다 실로 오랜만에 상위권에 안착하며 분위기를 탔다. 그런데도 삼성은 묵묵히 제 갈 길만 가고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보낸다.

사령탑 허삼영 감독은 냉정하다. 키움 손혁 감독도 “어떤 상황에서든 냉정히 판단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낀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냉정함은 허 감독이 자신의 소신을 뚝심있게 밀어부치는 원동력이다. 허 감독은 “잘 나갈 때일수록 자만을 가장 경계한다. 좋았던 페이스는 언제라도 다시 떨어질 수 있다. 지금 상승세는 크게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감독부터 냉정함을 유지하니 선수단도 들뜨지 않는다. 김상수는 “감독님이 성적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저 매 경기 결과가 좋다보니 선수들도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를 믿고 플레이 할 뿐이다. 성적이 좋다고 선수단이 동요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과 최태원 코치가 9일 대구 키움전에서 1-2로 뒤진 3회 살라디노의 적시타로 홈을 밟은 김상수를 하이파이브로 반기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삼성은 10개 구단 중 가장 라인업 변동이 많은 팀이다. 시즌 초반엔 연패에 빠지면서 데이터와 컨디션에 기반한 허 감독의 선수 기용법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승리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제 허 감독은 허파고라고 불린다. 하지만 허 감독이 매번 변칙적인 라인업을 짜는 건 베스트 시나리오가 아니다. 허 감독은 “장기적으로 팀이 좋아지려면 안정적인 시스템 하에서 움직여야 한다. 라인업도 마찬가지다. 계산이 서는 고정 라인업을 구축하는 게 가장 좋지만 우리팀의 사정상 그러지 못하고 있다.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변칙 라인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오히려 그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는 허 감독이다. 매번 바뀌는 역할과 경기 때 보여주는 허슬플레이로 선수들의 신체적인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걸 잘 알기에 허 감독은 현 상황에 만족할 수 없다.

복귀 전력이 있는 건 가을 야구 진출을 목표삼은 삼성에 플러스 요인이다. 부상으로 빠져있는 타일러 살라디노와 벤 라이블리가 기술 훈련에 돌입했고, 군 복무 중인 심창민과 강한울도 전역을 앞두고 있다. 불펜과 내야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하지만 허 감독은 “복귀 자원이 합류하면 전력이 올라가는 건 맞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 선수들이 온다고해서 무조건 경기를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지금 좋은 팀 케미가 깨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냉정한 시선을 유지했다. 이미 허 감독의 시선은 복귀 자원들이 팀 케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선수단에 스며들 방법을 찾는데 도달해있다.

길게 내다보고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한다. 잘 나갈 때도 절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정중동 유지. 허삼영호가 기복없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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