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칸타라, ‘줍산’ 신화 이어가나
두산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팬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 중에 ‘줍산’이란 게 있다. ‘줍다’와 ‘두산’을 합성한 야구 속어로, 타 팀에서 방출해 갈 곳 잃은 선수를 두산이 영입해(주워와) 전 시즌보다 성공적인 새 시즌을 보내게 한다는 뜻이다. 유독 두산 외국인 선수들에게서 이런 사례가 이어지면서 ‘줍산’이란 말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올해도 두산의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28)가 ‘줍산’ 역사를 이을 태세다.
알칸타라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2피안타, 무사사구) 호투했다. 두산은 6-0으로 완승을 거뒀고 알칸타라는 시즌 8승째(1패)를 챙겼다. 12경기에서 8승을 챙겼는데 이대로라면 수치상 ‘꿈의 승수’로 불리는 시즌 20승까지 가능하다. 다승 1위(8승)는 물론, 이닝 소화 2위(77.1) 탈삼진 3위(69개) 이닝당 출루허용률 4위(1.10) 평균자책점 7위(3.14) 등 투수 부문 전 분야에 걸쳐 리그 최상급 활약이다.
KBO리그 2년차 알칸타라는 지난해 KT에서 선발로 뛰면서 11승 11패(4.01)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KT와 재계약에 실패했고, 두산은 이런 알칸타라와 올 시즌을 함께 하기로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결정구가 없어 에이스로 부족하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알칸타라 역시 초반 2경기에서 11이닝 7실점(1승 1패)하며 불안했다. 하지만 이후 구속이 올라가고 구종에 변화를 꾀하면서 KT시절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빠른공 평균 구속이 지난해 150.5㎞에서 올해 152.2㎞로 빨라졌고 슬라이더도 136.8㎞에서 138.5㎞로 날카로워졌다. 실제로지난 9일 경기에서는 157㎞ 강속구도 여러 차례 나왔다. 당연히 빠른공과 슬라이더 구사율이 지난해 50%수준에서 올해 70%까지 크게 늘었다. 또 지난해 난타 당했던 체인지업은 거의 구사하지 않는 대신 포크볼을 장착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알칸타라는 “아직 시즌 중반이다. 20승을 얘기하긴 이르다”면서도 “20승은 누구나 원하는 꿈이다. 내 역할을 잘 수행하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역대 최고 외인 투수로 평가받는 더스틴 니퍼트가 꾸준히 활약하던 2010년대 초중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즌에서 ‘외인 줍산’ 성공 역사를 썼다. SK와 재계약에 실패한 빅터 콜을 영입해 2001년과 2002년 활용한 것이 시작이었다. 마크 키퍼(2003년 KIA→두산)는 큰 재미를 보진 못했지만 2000년대 중후반 게리 레스와 다니엘 리오스를 영입하면서 줍산 신화의 정점을 찍었다. 2018년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긴 조시 린드블럼은 첫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통합 우승과 리그 MVP 수상이라는 쾌거를 동시에 달성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이주현 인턴기자 dinghyong@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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