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유·김’ 뜨는 날…수원에 ‘9회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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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유·김’ 뜨는 날…수원에 ‘9회말’은 없다



 두 달 전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제는 필승 계투조가 등판할 기회만 생겨도 비교적 편하게 느껴진다. 한 명이 아니고 세 명이나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자 수원의 밤이 포근하다. 주권-유원상-김재윤이 차례로 등판한 수원 KT위즈파크에 9회말은 없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 홈경기에서 10-5로 승리했다. 지난 2019년 5월 10일~12일 수원 키움전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이후 420일 만에 키움에 우세 3연전을 거뒀다. 시즌 25승(28패) 고지도 밟으면서 5할 승률에 3승만을 남겨뒀다.

초반부터 타선이 대량득점을 만들었다. 박경수의 3점홈런과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4회까지 6점차 리드를 잡았다. 그런데 뭔지 모를 불안감이 남았다. 전날 4점 차 리드가 4점 차 역전패로 뒤바뀐 것을 감안하면 확실한 카드가 필요했다. 그때 KT 필승 계투조 주권-유원상-김재윤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악몽과도 같았던 전날 경기와 달리 주-유-김이 등판한 다음부터 야수들이 크게 움직일 일도 없었다. 6회초 2사 후 등판한 주권은 서건창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 김하성에게 안타를 맞고 이정후에게 삼진을 솎아낸 다음 유원상에게 공을 넘겼다. 유원상은 허정협과 김혜성에게 삼진을 낚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 다음 김재윤은 8회 1사 후 등판해 1⅓이닝을 3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재윤의 투구수가 35개를 넘어가면서 2점을 내줬지만 군더더기 없는 필승 계투조의 등판 내용이다.

KT는 올 시즌 수원 KT위즈파크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홈플레이트 뒤 관중석에 ‘수원에 9회말은 없습니다’라는 표어가 적힌 간판을 설치했다. 그라운드에서 수비를 하는 야수들이 고개만 들면 마주할 수 있는 위치다. 그런데 지난 두 달 동안 표어와 현실이 어울리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 이대은과 하준호가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갔고 김재윤도 한 차례 퓨처스리그를 맛봤다. 주권이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불펜 난조로 다 잡은 승리를 몇 차례 놓쳤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개막 직후부터 불펜 계투조 이슈로 속앓이를 하던 KT가 이젠 여유로운 7~9회를 보낸다. 주권-유원상-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구축되니 접전 승부도 마음이 편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전 마무리 투수 이대은이 퓨처스리그 KIA전에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 마무리 투수까지 두 달 만에 복귀를 앞두고 있다.

몰라보게 단단해진 KT 필승 계투조, 수원 KT위즈파크에 더 이상 9회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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