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필성 대행 '무덤덤'…감독 잃은 롯데, 축제 날에도 침울
▲ 공필성 감독대행 ⓒ곽혜미 기자
롯데를 대표해 올스타전 퍼펙트 피처에 출전한 민병헌은 웃지 않았다. 방망이를 쓰러뜨릴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폈을 뿐, 표정은 잔뜩 굳었다. 팬들과 함께하는 올스타전, 게다가 매사 밝고 잘 웃는 민병헌이었기에 의외의 모습이었다.
올스타전이 열리기 이틀 전 양상문 롯데 감독이 전반기 최하위에 그친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돌연 사임했다. 동시에 이윤원 롯데 단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스타전이 아무리 축제의 장이지만 롯데 선수단의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21일 창원NC파크에서 올스타전을 앞두고 민병헌은 자신을 향해 몰려든 취재진을 보며 "이럴 줄 알았다. 각오하고 왔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 뒤 "축제날인데 마냥 웃지 못하겠다. 또 올스타전에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선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복잡한 마음을 보였다.
양 감독의 사임 소식은 모두에게 충격적이었다. 민병헌을 비롯한 선수들은 물론이고 공필성 수석코치까지 누구에게도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구단에 17일에 이미 사임 의사를 전달했고 현재 외부와 연결을 끊어 뒀다.
민병헌은 "여기 있는 모두들 그러겠지만 정말 당황스러웠다. 나도 당일(19일)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지난 이틀 동안 팀 일정이 없어서 선수들끼리 한 말도 없다. 지금 내가 팀을 대표로 말을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솔직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양 감독을 대신해 갑작스럽게 올스타전에 출전한 공필성 감독 대행도 표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 대행으로서 첫 공식 석상에 참석했음에도 취재진과 접촉을 정중히 거절했다. 롯데 선수로 올스타전에 참석한 투수 장시환과 포수 나종덕도 다른 팀 선수들과 달리 웃지 않았다.
민병헌은 "양 감독님이 팀을 떠난 건 선수들 책임이다.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며 "시즌은 50경기가 남았다. 동요하지 않고 팀을 잘 추스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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