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부진에도' KIA, 팀 ERA 1위 등극..'서재응 매직'
KIA 타이거즈가 팀 평균자책점(ERA) 1위로 올라섰다. 선발과 불펜이 고르게 활약하며 한화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덕분이다. '대투수' 양현종의 회복 여지도 남아있다는 점이 더욱 무섭다.
6월까지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4.16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이은 2위였다. 하지만 7월 들어 키움이 두산과 난타전을 벌인 반면 KIA는 한화를 상대로 2연승을 달리며 4.07을 기록, 순위를 뒤집었다.
눈에 띄는 점은 선발 평균자책점은 NC 다이노스에 이어 2위, 불펜은 키움과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3위라는 점. 양쪽을 합산했을 때만 1위가 된다. 현재 KBO리그에서 선발과 구원의 밸런스가 가장 잘 잡힌 팀이 바로 KIA임을 보여준다. 이 같은 KIA 투수진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끈 주인공으로는 서재응 투수코치가 꼽힌다.
앞서 한화 전을 앞둔 KIA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주말 키움 전에서 2연속 영봉패를 했기 때문. 하지만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타격은 아쉬웠지만 이런 날도 있는 법"이라며 "양현종과 브룩스부터 불펜까지, 3점밖에 내주지 않은 마운드는 정말 좋았다"고 자평했다.
한화 전 선발로 나설 임기영과 이민우는 5~6월 성적이 엇갈렸다. 임기영은 시즌초 다소 흔들리며 5월 1승3패에 그쳤지만, 6월에는 안정감을 되찾으며 3승을 추가했다. 반면 5월에 3승을 거뒀던 이민우는 6월 들어 잇따라 크게 무너진 뒤 '퓨처스에서 쉬고 오라'는 명을 받았다. 우천으로 경기가 연기되면서 임기영은 열흘, 이민우는 2주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르는 점도 변수였다.
하지만 한화 전에서 임기영은 5⅓이닝 2실점, 이민우는 6이닝 1실점으로 각각 쾌투하며 상큼한 7월의 시작을 알렸다. 여기에 불펜의 활약이 더해졌다. 대역전극을 이뤄낸 1일에는 홍상삼과 고영창, 정해영이 훌륭한 계투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2일에는 필승조인 박준표와 전상현이 고비 때마다 투입돼 한화의 타선을 잠재웠다. 윌리엄스 감독은 첫 경기에는 "밀리는 경기였는데, 필승조가 아닌 불펜이 점수 차를 잘 유지해준 덕분에 반격할 수 있었다", 두번째 경기에는 "이민우가 좋았던 시기의 강력한 모습을 되찾았다. 불펜의 활약도 훌륭했다"며 각각 찬사를 보냈다.
반면 올시즌 양현종의 성적은 다소 아쉽다.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4.67. KIA 선발 5명 중 양현종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투수는 이민우(4.70) 뿐이다. 양현종이 "요즘 내가 우리팀 5선발인 것 같다"며 민망해하는 이유다.
양현종은 올시즌 10번의 선발등판에서 6번의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키움과의 개막전(3이닝 4실점), 5월 28일 KT 위즈 전(5이닝 6실점), 6월 20일 삼성 전(4이닝 8실점) 등이 양현종의 성적에 적지 않은 타격을 남겼다.
개막을 앞두고 양현종은 팀의 4-5선발로 출격할 이민우-임기영과 내기를 벌였다. 이민우와 임기영을 더한 승수와 자신의 승수를 겨뤄 낮은 쪽이 면세점에서 선물을 사주기로 한 것. 3일 현재 양현종은 5승, 이민우와 임기영은 각각 4승을 기록중이다. 양현종은 후배들을 상대로 자신의 지갑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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