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반테의 큰 그림, 이강인의 패스 받은 솔다도의 한방?

(베스트 일레븐)

스페인 라 리가 클럽 레반테가 2019-2020시즌을 대비해 흥미로운 공격진 구상 작업을 진행하는 듯하다. ‘한국의 신성’ 이강인의 칼날 같은 패스를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골잡이 로베르토 솔다도가 해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스페인 매체 <라디오 발렌시아 카데나 세르>는 레반테가 공격진 보강에 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레반테는 최근 레알 베티스에서 활약하던 공격수 세르히오 레온을 영입한 바 있으며, 좀 더 파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검증된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검증된 카드가 바로 이강인과 솔다도다. 파코 로페스 감독을 비롯한 레반테 코칭스태프는 7월 8일부터 시작될 레반테의 프리시즌 캠프부터 두 선수가 합류해 팀 공격 전술을 책임져주길 바라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2019 FIFA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현재 유럽에서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핫 유망주’가 된 상태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 암스테르담과 PSV 에인트호번이 노리고 있다는 설까지 제기됐다. 

발렌시아 지역 언론에서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을 비롯한 발렌시아 수뇌진이 이강인의 거취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 논의를 통해 이강인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렌시아 처지에서는 어떤 측면에서는 현 상황이 굉장히 당혹스러울 법이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강인의 기량과 신체 조건이 아직 여물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8-2019시즌 도중 이강인을 1군 스쿼드로 끌어올리고도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던 이유기도 하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발렌시아 1군 스쿼드를 두고 “10대 선수가 주전으로 출전할 만한 스쿼드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생각이 바뀌었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정확한 반응이 감지되지 않고 있어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확실한 건 마르셀리노 감독 처지에서 이강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주전으로 내세우기에는 심적 부담을 느끼고, 그렇다고 전 유럽이 주목하는 촉망받는 유망주를 무작정 내보내는 것도 우려스럽다. 이강인의 거취 여부는 마르셀리노 감독의 시즌 준비에 가장 큰 고민거리라 할 수 있다. 

레반테도 그 점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레반테는 전력상으로나 스쿼드의 두께상으로나 열악해 이강인이 주전으로 나설 여지가 매우 큰 팀이다. 이강인 처지에서는 마찬가지로 발렌시아 지방의 클럽인 레반테에서 뛰게 되는 만큼 새로운 무대를 적응해야 하는 문제를 거르고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발렌시아 처지도 지근거리에서 이강인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으니 나쁠 게 없다. 또한 재정적으로 열악한 레반테가 이강인을 완전 영입하는 게 쉽지 않음을 발렌시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선수 성장과 관찰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할 수 있는 카드라면 레반테도 나쁘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레반테가 이강인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검증된 카드를 수혈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한때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로 활동했던 로베르토 솔다도다. 솔다도는 2018-2019 터키 쉬페르리그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하다 최근 자유 계약으로 풀린 상태다. 솔다도는 현재 스페인 라 리가 복귀를 원하고 있으며, 고향 클럽 중 하나인 레반테가 손짓하면 금세 달려올 분위기다.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솔다도와 이강인의 인연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솔다도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던 지난 2013년, 발렌시아 유소션 팀 경기를 지켜보다 소셜 미디어 상으로 당시 13세였던 이강인의 플레이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반응을 보여 한국 팬들에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게다가 솔다도가 현재 이강인이 몸담고 있는 발렌시아 유스 시스템이 발굴해 낸 최대의 작품 중 하나라는 점도 비슷하다. 

만약 두 선수가 한 팀에서 만나게 된다면, 마치 손흥민이 함부르크 시절 뤼트 판 니스텔로이·라파엘 판 더 바르트 등 네덜란드 레전드들에게 ‘튜터링’을 받은 것처럼 이강인도 솔다도에게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솔다도가 골을 넣는 모습, 꽤 매력적인 그림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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