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홈런→은퇴 발표' 32세 마이너 홈런왕, 영화처럼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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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0 00:00
[OSEN=한용섭 기자] 야구 영화 '불 더럼'의 주인공처럼 마이너리그 홈런 기록 보유자가 끝내기 홈런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됐다.
트리플A 르노 에이스의 거포 1루수 코디 데커(32)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르노의 그레잇 네바다 필드에서 열린 새크라멘토와의 경기에서 9회말 짜릿한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8-9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려 10-9 끝내기 승리를 만들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 그의 끝내기 홈런은 경기장을 찾은 6612명의 홈팬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을 선사했다.
데커의 마이너리그 통산 204번째 홈런, 현역 마이너리그 선수로는 최다 홈런 기록이다. 그리고는 사흘 후 데커는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 선수를 은퇴한다"고 밝혔다. 르노 에이스 구단은 9일, 트위터를 통해 "코디 데커가 은퇴를 선언했다. 마이너리그 홈런왕인 그는 최고의 방식으로 떠났다. 끝내기 홈런"이라고 전했다.
데커는 현지 매체 '타호 온스테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 마지막 타석에서 끝내기 홈런을 칠 줄은 몰랐다. 특별한 밤이었고, 내 커리어 최고 장면 중 하나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팀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데커는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고등학교(최근 세상을 떠난 타일러 스캑스의 선배이다), UCLA를 졸업하고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2라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빅리그 길은 험난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11시즌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1033경기에 출장했다. 2012년 트리플A에 올라왔으나 메이저리그 데뷔까지는 시간이 더 걸렸다. 2015년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 데뷔를 했으나, 8경기 11타수 무안타 1타점으로 짧은 빅리그 경험을 끝냈다.
선수 생활을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뛴 그는 마이너 통산 타율 2할6푼과 204홈런 645타점을 기록하며 거포 1루수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39경기에서 타율 2할4푼 7홈런 21타점을 기록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마이너리그 홈런왕인 그는 마지막 타석에서 끝내기 홈런을 남기고 떠나기로 한 것.
ESPN은 데커를 가리켜 '현실판 크래시 데이비스'라고 언급하며 영화 '불 더럼'의 주인공과 비교했다. '불 더럼'에서 주인공 크래시 데이비스(마이너리그 12년차 포수)는 마이너리그 최다 홈런을 기록했지만,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자 은퇴를 택했다.
데커는 "(끝내기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나오는 순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며 "팬들로부터 커튼 콜을 받았다. 팬들 뿐만 아니라 내 동료들도 모두 나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내줬다"며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의 감동을 말했다.
한편 데커는 은퇴하자마자 그의 아내 제니퍼와 함께 인터콤과 3년 계약, 라디오 쇼와 팟캐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야구 학교를 만들기 위해 비영리 단체의 디렉터 제안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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