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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벌 받았으면 한다"...유소년 약물파동, 용기 낸 제보자 있었다

보헤미안 0 659 0 0
금지약물 투여가 벌어진 야구교실의 철문이 닫혀 있다. 


각종 부패 및 불법 행위는 그 은밀성 때문에 내부자 제보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드러난 유소년 야구선수 금지약물 투여도 용기를 낸 내부자 A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프로야구 출신인 A씨는 같은 구단 소속 선배였던 이 모씨가 운영하는 야구교실의 코치였다. 그는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이 투여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A씨는 “보이는 곳에 약물이 있었다. 야구교실에 몇 번 온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라고 했다. 그러나 “유소년 선수들은 금지약물 투여에 대한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듯했다”라고 기억했다. 그는 금지약물 투여 행위에 놀랐지만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선배에게 대놓고 말하진 못했다. A씨는 “당시 내 입장에서 이러지 마라고 얘기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대신 야구교실에서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이후 조금씩 증거를 수집했다. 얼추 증거가 확보되자 야구교실을 그만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 A씨는 “야구인으로서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다. 문제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져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유소년 선수를 지도하는 직업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 A씨는 모른 체하고 야구교실을 그냥 박차고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러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고민을 했고 피해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신고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조금 더 야구교실에 남아 전반적인 정황을 확인했고 공급루트까지 파악했다. 증거가 될 만한 사진도 찍었다. 증거가 인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A씨의 신고로 야구계 전체에 금지약물에 대한 경종이 울리고 있다.

불법 투여가 확인된 학생 선수들에겐 4년 동안 선수자격 정지처분이 내려진다. 그래서 A씨는 피해를 본 유소년 선수들에게 거듭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는 “모르고 한 선수도 있을텐데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마음 아파하면서 “그래도 그냥 두었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수 있었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폭풍은 컸다. 그러나 A씨는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추후에 발생하는 건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엘리트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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