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약물 투여…KBO "드래프트 신청 선수, 무작위 검사 논의"(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전직 프로야구선수가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 교실에서 학생 선수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KBO리그도 충격에 빠졌다.
KBO 관계자는 3일 "야구 교실에서 아마추어 선수에게 금지 약물을 투여하는 건,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아마추어 선수를 대상으로 KBO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하지만 드래프트를 신청한 선수를 대상으로 무작위 도핑 검사를 하고, 학생 선수들에게도 반도핑 교육을 하는 등의 방법을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와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 모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 교실에서 청소년에게 불법으로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투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최근 A씨가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 교실을 압수 수색해 대량의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발견했다. 해당 야구 교실에 다니는 일부 학생 선수에게서 약물 양성 반응도 나왔다.
파문이 프로야구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식약처는 3일 "A씨가 운영한 야구 교실 출신으로 프로 구단에 입단한 선수 두 명이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KBO는 두 선수의 조사 과정도 유심히 살필 예정이다.
두 선수는 참고인 신분이다. 아직 혐의는 없고, 해당 선수들도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두산 베어스의 송승환은 구단을 통해 "프로 지명 후인 2018년 10월 말부터 9주 동안 이루리 야구교실에서 일주일에 3번씩, 20차례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그러나 이 기간 약물 권유를 받은 적도, 투여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프로 선수 두 명은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KADA가 두 선수를 표적 조사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은 크다.
KBO는 사법 기관의 조사 과정을 살핀 뒤,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사법 기관에서 KBO리그 소속 선수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혐의를 밝혀내면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아도 징계를 검토할 수 있다.
KBO는 "양성 반응이 나타난 선수의 징계를 강화하는 등 금지약물 복용을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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