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받은 두산이 손해? 독기 품은 홍건희의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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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받은 두산이 손해? 독기 품은 홍건희의 뒤집기

트레이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냉정한 평가가 변화를 만들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28) 이야기다.

두산은 19~21일 LG 트윈스 3연전을 ‘싹쓸이’했다. 3위였던 두산(25승 16패)은 단숨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3연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두산 우완투수 홍건희였다. 그는 19일 경기에서 2와 3분의 2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21일 경기에선 3-1로 앞선 9회 등판해 시즌 첫 세이브까지 챙겼다.

두산은 7일 KIA 타이거즈에 내야수 류지혁(26)을 주고, 홍건희를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했다. 투수진의 부상과 부진이 이어진 두산과 주전 3루수가 필요한 KIA의 이해가 맞았다. 분위기는 ‘두산이 손해 본 장사’라는 쪽이었다. 홍건희가 최근 몇 년간 부진했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10.26)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2승 9패(평균자책점 7.16)에 그쳤다. 류지혁이 이적 직후 맹활약을 펼치면서 그런 분위기는 더 강해졌다.

홍건희도 이런 여론을 알고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 몰랐다. 나중에 그런 이야기들을 봤다. 나 하기 나름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건희는 자신의 말처럼 뛰어난 투구로 여론을 뒤바꿨다. 두산 이적 후 6경기에서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LG전 활약이 백미였다. 두산 팬들도 ‘반성합니다’, ‘미안합니다’ 등의 댓글을 올렸다.

두산이 눈여겨본 점은 홍건희의 빠른 공 무브먼트다. 홍건희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4㎞(스탯티즈 기준)다. 아주 빠른 편은 아니지만 ‘볼 끝’이 좋아 배트 중심에 맞히지 않으면 뜬공이 된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 투수라면 강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홍건희의 잠실구장 평균자책점은 3.56으로 좋은 편이다. 그는 “두산 전력분석팀으로부터 ‘빠른 공이 좋으니 장점을 살려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홍건희를 달라지게 만든 건 ‘마음’일지 모른다. 홍건희는 KIA 연고 지역인 전남(화순) 출신이다.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도 KIA에 입단해 윤석민처럼 훌륭한 투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11년 KIA에 입단했다. 하지만 선수 생활 내내 아쉬움이 컸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성실하다”는 평가는 많았지만 “미완의 대기”로 남는 듯했다.

그런 상황에서 두산 이적은 더 열심히 해야 할 이유와 계기가 됐다. 홍건희는 “트레이드는 남의 일이라 생각해 크게 관심 두지 않았다. 이젠 독기가 생겼다. 그런 부분도 좋은 성적이 나는 이유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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