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소망 "올림픽 메달, 신생팀 창단... 너무 좋을듯"
▲ 김연경 선수... 국내 복귀 기자회견 (2020.6.10) |
ⓒ 박진철 기자 |
김연경(32세·192cm)이 국내 복귀를 공식화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 구단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방송사 등 각종 언론 매체에서 100여 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김연경 국내 복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김연경은 해외 리그에서 '연봉 22억 원'을 받던 세계 최고 선수가 후배 선수들이 연봉 삭감, 방출 등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신의 연봉을 3억 5천만 원으로 대폭 삭감하는 결단을 내리면서 대중들로부터 큰 감동과 찬사를 받고 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 구단은 쏟아지는 질문에 솔직한 답변을 이어갔다. 특히 김연경은 까다로운 질문들도 재치 있고 화통한 답변으로 응수해 회견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날 김연경의 발언에는 '올림픽'이라는 단어가 10번 이상 나왔다. 도쿄 올림픽 준비가 국내 복귀, 연봉 대폭 양보 등 자신의 모든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 잘 드러났다.
흥국생명 구단도 김연경의 복귀와 통 큰 결단들에 대해 존중과 예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김연경 선수의 후배들을 위한 통 큰 배려에 특히 감사드린다"며 "구단은 앞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좋은 여건에서 훈련하고, 내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온 주요 질문과 김연경, 김여일 단장의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세계 최고 연봉보다 올림픽 메달 더 중요"
-김연경 선수가 국내 복귀까지 많은 고민도 있었을 텐데, 결심을 굳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어떤 건가.
김연경: "사실 많은 고민도 했고 걱정도 많이 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해서 국가대표 훈련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인 훈련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또 해외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리그가 재개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다. 또한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국내 복귀가 가장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심을 하게 됐다."
-김연경 선수가 현재까지 세계 최고 연봉 타이틀을 계속 갖고 있었다. 그 타이틀을 내려놓게 됐는데 아쉽지는 않나.
김연경: "사실 걱정이 되게 많았다. 내가 과연 괜찮을까. 미래에 대한 생각도 했다. 그런데 제가 배구 선수로서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게 뭘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올림픽 메달이라는 걸 항상 얘기를 했었고 지금도 올림픽을 가장 크게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감내를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도 많은 세계의 에이전트분들이나 구단들도 저의 국내 연봉을 보고 너무 놀라는 구단들도 많고 에이전트들도 많이 있더라. 그런데 그 부분은 제가 감내해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저는 내년에 있을 올림픽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제가 마지막으로 정말 꿈꾸고 목표했던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될 것 같다."
-김연경 선수가 국내 리그로 복귀하면서 벌써부터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다'(어우흥), 무실 세트 우승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본인 생각이 궁금하다.
김연경: "무실 세트는 말도 안되는 얘기인 것 같다. 스포츠라는 게 쉽지 않다. 말로는 무실 세트 우승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말로는 저희도 다 전승을 했다. 말만큼 쉬우면 저도 대충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목표로 흥국생명 팀도 준비를 할 거고 저도 준비를 할 것이기 때문에 우승을 당연히 목표로 잡을 것이다. 하지만 무실 세트 우승이라는 단어 자체는 조심스러운 것 같다.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될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후배들을 위한 통 큰 양보도 입단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평소 후배들을 위한 마음은 어떤 건지 궁금하다.
김연경: "사실 제가 이번에 흥국생명에 들어올 때 했던 얘기들이 후배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또 후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들어와서 내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내년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을 했을 때, 샐러리캡에 문제가 좀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제가 그거를 감수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부모님도 너무 흔쾌히 좋은 생각이라고 얘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제가 큰 문제 없이 결정을 하게 됐다."
흥국생명 "신생팀 이적, 김연경 의사 중요"... 창단시 KOVO와 협의 용의
▲ 흥국생명 김여일 단장... 김연경 선수 국내 복귀 기자회견 |
ⓒ 박진철 기자 |
김연경 선수 복귀에 대해, 구단과 팬들뿐만 아니라 배구인들도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김연경 선수의 복귀를 계기로 해서 여자배구의 숙원 사업인 신생팀이 창단됐으면 하는 목소리와 바람들도 상당하다. 최근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당시에도 일부 프로팀 감독은 그러한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흥국생명이 '김연경 선수가 FA가 되기 전이라도 신생팀이 창단된다면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연경 선수를 자유계약선수라든가 그런 형식으로 보내줄 수 있다'는 의향을 비친다면, 창단 작업이 훨씬 수월하게 잘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들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흥국생명의 결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신생팀을 창단하겠다는 기업이 나오고 김연경 선수를 원한다고 할 때, 흥국생명은 대승적 차원에서 보내줄 의향이 있나. 김연경 선수에게도 흥국생명이 그런 결단을 하고 배구계의 요청이 있다면, 신생팀으로 갈 것인가.
김여일 단장: "최근에 (신생팀 관련) 기사들이 올라왔고, 저도 좀 봤다. 저희가 구체적으로 신생팀 관련해서는 가지고 있는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다. 이거는 무엇보다 김연경 선수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구단으로서는 배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창단 문제는 한국배구연맹(KOVO)하고도 관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이 협의를 해볼 생각은 하고 있다."
김연경 선수: "김연경 효과로 신생팀이 창단된다고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이왕이면) 한 팀 말고 2팀이 창단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흥국생명에서 이렇게 얘기를 해주셨는데(앞선 단장 발언), 저의 결정도 어떻게 보면 중요할 것 같다. 근데 아직은 (창단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추후에 (창단이) 이루어지고 나서 결정을 해도 늦지는 않을 것 같다."
"흥국생명 주장은 김미연, 잘 따르는 선배 될 것"
▲ 김연경 선수 국내 복귀 |
ⓒ 박진철 기자 |
-흥국생명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
김연경: "지금 현재 흥국생명 팀의 주장은 김미연 선수로 알고 있다. 김미연 선수를 잘 따르는 선배 언니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이제 유니폼에 '주장 작대기'가 없기 때문에 더 가벼운 몸가짐을 가지고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센 언니고, 약한 언니고 이런 거 없다. 선수들과 잘 화합해서 잘 할 수 있도록 해야될 것 같다"
-2020-2021시즌에 임하는 김연경 선수의 출사표를 들어보고 싶다.
김연경: "11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복귀를 하게 됐는데, 너무 설렌다. 또 많은 팬분들이 기다리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제가 훈련이나 몸을 잘 만들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까 많은 분들이 응원과 성원을 해주시면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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