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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계가 보는 '마네킹 사고'…"외부업체 검증 미흡, 흥행 확장성 방해 우려"


17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에 마네킹이 관중석에 설치되어 있다. 2020. 5. 17.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FC서울이 17일 홈경기에서 성인용품으로 추정되는 마네킹을 관중석에 설치한 사고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검증 시스템이 구멍이 뚫리는 허술함은 10개월 전과 다르지 않다.

이번 일은 지난해 7월 유벤투스 방한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결장했던 사건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외부업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이다. K리그의 대표이자 ‘오피셜’인 프로축구연맹은 섣부르게 서울에 외부 업체를 소개했다. 10개월 전 팀K리그와 유벤투스의 경기를 주최했던 더페스타의 정체와 출전 관련 조항 등을 처음부터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것과 비슷하다. 서울도 성인용품을 제작하는 이 업체의 정체와 설치하는 마네킹의 모양새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은 채 일을 진행해 화를 불렀다.

서울의 가장 큰 책임은 마네킹의 형태와 응원 문구를 확실하게 점검하지 않은 점이다. 마네킹은 여성의 특정 부위가 눈에 띄게 도드라진 모습을 하고 있다. 멀리서 찍은 사진에도 잡힐 정도로 눈에 확 들어온다. 마네킹이 들고 있는 업체명과 BJ의 이름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를 똑바로 확인하지 않은 게 사고의 원인이다. 만에 하나 인지하고도 설치했다면 더 큰 문제다. 전 세계 36개국에서 K리그 중계권을 구매한 상황에서 성적인 부분이 과도하게 드러나는 마네킹을 관중석에 설치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K리그 구단들은 대행사나 외부업체에 일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구단 자체적으로는 모든 업무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무국 직원들은 맡은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대행사, 업체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해야 할 때가 있다. 서울은 이 과정에서 디테일한 부분을 놓쳤다고 볼 수 있다. 한 수도권 구단의 관계자는 “사실 같은 구단 직원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사진을 보면 여성성이 과하게 드러나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인다. 아예 확인하지 않은 게 아니냐고 의심할 수도 있을 만큼 의문이 든다. 외부업체를 그냥 믿고 맡긴 게 아닐까 싶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구단의 직원도 “꼼꼼하게 확인했다면 그냥 두지 않았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그런 형태를 하고 있는 마네킹을 경기장에 둘 수 없다. 사진기자들이 사진도 찍고 중계화면에 잡힐 수도 있지 않나. 그냥 업체가 설치하는 것을 대충 보기만 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인기, 흥행의 확장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지난 2018년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K리그에는 10~20대의 젊은 여성팬이 많이 유입됐다. 프로야구처럼 K리그도 구매력이 강한 젊은 여성팬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그런데 이번 논란은 이들의 외면을 받기에 충분한 사유가 된다. 한 지방 기업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많이 안타깝다. 이런 일이 이슈가 되면 서울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다. K리그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 구단마다 팬, 관중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구단의 실무 직원도 “예민한 부분에서 일이 터져 걱정이 된다. 서울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나쁜 상황을 만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는 사견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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