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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서의 10년, 잊지않겠다" 홍건희의 뜨거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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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서의 10년, 잊지않겠다" 홍건희의 뜨거운 안녕[SS직격인터뷰]

기사입력 2020.06.09. 오전 10:08 최종수정 2020.06.09. 오전 10:08 기사원문
홍건희.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10년의 시간, 잊지 않겠습니다.”

투수 친화적 구장, 탄탄한 수비, 디펜딩 챔피언. 투수로선 강팀의 일원이 되는 게 분명 좋은 일이다. 지난 7일 두산 내야수 류지혁과 트레이드된 홍건희(28)에게 KIA 코치진도, 동료들도 “잘됐다”, “좋은 기회다”라며 한목소리로 응원을 보낸 이유다. 다만, KIA에 머물렀던 시간에 비해 헤어짐이 너무 갑작스러웠다.

홍건희는 7일 트레이드 소식이 발표된 직후부터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이튿날 급히 짐을 쌌고 9일부터 예정된 NC와 3연전을 위해 창원행 버스에 올랐다. KIA도 홍건희에게 마음을 추스릴 시간을 주기 위해 공식 발표 이틀 전 미리 귀띔은 해줬지만, 알고 겪는 이별이라도 힘든 건 매한가지다. 홍건희는 8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10년이나 머문 팀이니 정이 많이 들어서 힘들더라. 룸메이트였던 (양)현종이 형부터 (김)선빈 형, (최)형우 형도 연락했고, 코치님 감독님까지 잘 인사하고 왔다”고 밝혔다.

유독 눈에 밟히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홍건희에겐 서재응 투수코치가 그랬다. 부진으로 한창 헤매던 때 부임한 서 코치는 격려와 위로를 보내며 곁을 지켰고, 꾸준히 출전 기회를 줬다. KIA 선수단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홍건희를 아꼈던 스승이다. 마지막 순간에도 따뜻한 조언을 잊지 않았던 이유다. “코치님께서 두산은 강팀이고, 좋은 수비력을 갖췄으니 잘 던지면 좋은 결과 낼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코치님을 생각하면 고맙다는 말 외엔 떠오르는 말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10년 간 자신의 성장을 믿고 기다려준 타이거즈 팬들도 마음에 걸렸다. 잘할 땐 과분할 정도의 칭찬을, 부진할 땐 누구보다 냉정한 채찍질을 해준 응원군이다. 그래서 홍건희의 올시즌 목표는 분명했다. 개인 기록을 떠나 실력 하나로 믿음의 시간에 보답하고 싶었다. “10년간 응원해 주셨는데 이렇다 할 성적으로 보답한 적이 없어 아쉽고 죄송하다”며 “올시즌엔 정말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아쉬운 마음만큼 잘해낼 테니 팀을 떠나 ‘선수 홍건희’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건희는 다시 출발선에 선다. “두산에 내가 필요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다. 강팀에 걸맞은 성적을 내겠다”는 짧은 문장에 새 출발 각오를 가득 담아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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