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어린이날 더비 6연패 탈출보다 중한 것

늦어진 시즌 개막은 ‘어린이날 더비’를 개막전으로 만들었다. 가뜩이나 치열한 ‘잠실 라이벌’ 관계에 개막전까지 더해졌다. LG 류중일 감독도, 두산 김태형 감독도 “144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부담은 백배다. 게다가 LG는 두산에 어린이 날 더비 6연패 중이었다. LG 선발 차우찬은 “사실 6연패라는 걸 어제(4일) 처음 알았다. 그 얘기 듣고 나니까 조금 신경 쓰였다”고 말했다.

‘어린이 날 더비’에서 LG가 웃었다. LG는 5일 잠실 두산전을 8-2로 크게 이기고 지긋지긋한 어린이날 6연패를 끊었다. 더비도 이기고, 개막전도 잡아 겹경사다. 선발 차우찬이 6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고, 주장 김현수는 투런 홈런 포함 3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투타의 주인공 뿐만 아니라 시즌 기대감을 높이는 좋은 장면들이 여럿 나왔다. 2루수로 나선 정근우는 3회초 박건우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끊어내며 1루로 송구해 아웃시켰다. 정근우는 “다이빙 캐치가 나오면서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타석에서도 좌중간 2루타를 때린 뒤 김현수의 홈런 때 득점했다. LG의 오랜 약점 2루수 자리가 든든해졌다.

LG의 또다른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외인 타자도 기대감을 높였다. 라모스는 6회와 8회 연거푸 잠실 구장 외야 담장 바로 앞에 떨어지는 대형 2루타를 때렸다. 잠실 구장이 아니었다면 홈런이 될 법한 타구였다.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 첫 단추를 잘 뀄다”고 말했다. 김현수 역시 “이제 한 경기 치렀다. 준비 잘 해서 남은 시즌 잘 치르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자신감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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