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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제자, 이승우 파트너, 수원의 희망… 비상 시작한 박상혁





수원삼성은 '슈퍼 매치' 승리를 놓쳤지만, 박상혁을 재발견한 건 수확이라 할 만 했다. 한층 공격적인 위치에서 자기 능력을 보여준 박상혁은 첫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수원은 4일 FC서울과 치른 홈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열정적이고 재미있는 경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수원 입장에서는 두 골 차로 앞서고 있다가 추격을 허용했기에 아쉬운 경기였다. 수원은 5년 넘게 이어진 서울전 무승 행진을 끊지 못했다.

박상혁이 수원의 득점에 간접 관여했다. 선제골 당시 흘러나오는 공을 박상혁이 잡아 그대로 돌파해 들어갔다. 한 명 제치고 날린 슛을 윤영선이 손으로 막으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어 추가골 상황에서도 문전으로 굴절돼 들어온 공을 잡아 박상혁이 재빨리 슛을 날렸다. 수비 틈에 낀 상태에서도 몸을 돌리며 슛할 각도를 만들어내는 돌파력, 비록 골키퍼 정면이었지만 잡지 못할 정도로 강한 슛이 인상적이었다.

165cm 단신인 박상혁은 성장 과정이 흥미롭다. 춘천 출신으로서 손웅정 감독(손흥민의 아버지)에게 엘리트 축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울의 명문 대동초등학교로 전학간 뒤 이승우와 투톱으로 뛰었다. 관심은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트를 받은 이승우에게 집중됐으나, 박상혁도 명문 대동의 공격수로서 좋은 활약을 했다.

작은 키와 화려한 드리블 때문에 고등학교 때 붙은 별명은 '매탄고 메시'였다. 매탄고 졸업과 함께 수원의 우선지명을 받았고, 고려대를 거쳐 지난해 수원 1군에 합류했다. 본격적인 출장기회를 잡기 시작한 건 올해부터다.

앞선 경기에서 박상혁은 꾸준히 뛰긴 했으나 공격력보다 활동량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이임생 감독은 염기훈의 후방배치 등 다양한 중원 조합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박상혁에게 공수를 폭넓게 오가는 임무를 맡겼다. 키는 작지만 활동량이 많고 악바리인 박상혁에게 어느 정도 맞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박상혁은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를 선호하는 공격적인 선수다. 슈퍼 매치에서 염기훈의 결장과 함께 박상혁이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될 기회가 왔다. 박상혁은 빅 매치에서 수원의 공격을 이끄는 중책을 맡았지만, 부담에 짓눌리기보다 원래 포지션에서 편안한 플레이를 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박상혁은 경기운영을 즐기는 플레이메이커는 아니다. 그보다는 공을 계속 순환시키며 팀 플레이를 하다가, 상대 문전으로 진입하며 패스를 받으면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는 전진성이 돋보인다. 공을 잡았을 때 과감하게 수비가 예측하지 못한 플레이를 하는 편이다. 이 성향으로 서울전 두 골을 이끌어냈다.

박상혁은 아직 프로에서 골도, 도움도 없다.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았다. 딱히 어리지 않은 수원 선수단에서 남은 시즌 동안 기량 향상이 기대되는 유일한 주전급 선수다.

성장세가 이어지면 내년으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에도 참가할 수 있다. 박상혁은 U14 대표부터 U20 대표까지 경험했지만, 2016년을 마지막으로 차출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현장에서 플레이를 직접 봤지만 박상혁에게 그리 깊은 인상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림픽대표팀의 2선은 김대원, 이동경, 이동준, 송민규, 엄원상, 정우영 등 많은 선수들이 경합하고 있어 박상혁이 이름을 올리려면 더 눈에 띄는 성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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