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유영주 감독 "기죽지 않고 '선빵' 날릴게요"(종합)
(부산=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선수들에게 기죽지 말고 '선빵'을 날리라고 말해줬어요."
여자프로농구 BNK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유영주 감독은 호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BNK는 24일 부산 진구 롯데호텔에서 창단식을 열었다. 유영주 감독은 창단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실로 들어온 그는 "상석은 부담스럽다"며 따로 마련된 의자가 아닌 기자들 사이에 털썩 앉았다.
BNK는 유영주 감독을 비롯해 최윤아, 양지희 코치 등 코치진 전원을 여성으로 꾸렸다.
국내 여성 프로 스포츠인 농구와 배구에서 감독과 코치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것은 BNK가 최초다.
유 감독은 "코치진이 모두 여자이다 보니 창단 당시 주변의 우려가 컸다"며 "지금은 오히려 연습과정에서 만족감이 더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양 코치는 내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게 선수들을 지도하고, 최 코치는 알던 대로 냉정한 시각으로 선수들과 팀을 잘 분석해 준다"며 "우리 세 명의 조합이 참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유 감독은 2001년 현역에서 은퇴한 후 KB국민은행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여자프로농구에서 여성이 플레잉 코치가 아닌 정식 코치에 선임된 것은 유영주 당시 코치가 최초였다.
2002년 7월 박광호 감독이 사퇴하며 감독대행을 맡았던 유영주 감독은 네 번째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꺾어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첫 승리를 따낸 여자 사령탑이 됐다.
2013년부터는 KDB생명 코치를 맡아 2015년 초까지 2년간 선수들을 가르쳤고, 4년 만에 다시 코트에 복귀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의 몸싸움이 약한 것이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웨이트가 아직 너무 약하다"며 "연습 때 양 코치와 내가 선수들과 직접 부딪히며 몸싸움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게 나를 팔씨름으로 이기면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대만에서 태어난)진안 선수에게는 농담으로 가을까지 나를 못 이기면 대만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로 했다"고 전했다.
선수 시절 파워풀한 플레이로 이름을 날렸던 유 감독은 "내가 현역 때 했던 것처럼 피하지 않고 저돌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게도 몸싸움에서 기죽지 말고 먼저 '선빵'을 날리라고 강조했다"며 "반드시 이긴다는 마인드로 강하게 부딪히겠다"고 다짐했다.
'에이스'로 지목한 구슬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부분에서 구슬이 해줘야 할 역할이 많다"면서도 "아직 수비가 많이 부족하기에 부상이 나으면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5일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선발 인원은 구단별 1명이다.
BNK는 창단 구단에 대한 혜택으로 이번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유영주 감독은 "마음속으로 정해둔 선수가 있다"면서도 "지금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한국 선수들에게 용병은 잠깐 왔다가 떠나는 것이니 우리가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BNK의 전신이었던 OK저축은행은 정상일 감독의 지휘 아래 정규리그를 4위로 마무리했다.
이전 시즌보다 9승을 더 추가하며 13승 22패를 기록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성적이 좋아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4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선수들은 별생각 없이 '봄 농구'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훈련 때 더 힘들어질 것"이라면서도 "일단 나도 목표는 '봄 농구'로 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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