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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서로 꿀 떨어지던 정정용과 이강인..이 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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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6일 오전 1시 우크라이나와 대망의 결승전

U-20 축구대표팀 정정용 감독과 이강인 선수가 14일 오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U-20 축구대표팀은 오는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우승컵을 두고 결전을 치른다. 2019.6.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우치(폴란드)=뉴스1) 임성일 기자 = 과거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선생은 어려운 존재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이제 그 정도까진 아니나 그래도 사제지간은 편한 사이가 되기 쉽지 않다. 제자는 당연히 선생이 어렵고, 스승은 괜스레 제자에게 근엄해야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장을 연 정정용호의 쾌거와 함께 이 팀을 향한 수많은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결승전까지 치른 뒤 보다 자세한 접근이 이뤄지겠으나, 지금 시점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을 꼽으라면 단연 '분위기'의 힘이다.

대표팀의 김성진 의무트레이너는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워낙 팀 분위기를 밝게 해준다"면서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대회를 경험해봤는데 이번처럼 부상으로 인한 열외자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팀 분위기 속에서도 선수들이 치료를 받는 것 같다.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정정용호의 공기 상태를 전해준 바 있다.

적어도 딱딱하고 강압적인 수직 관계는 아니다. 훈련장을 지켜보면 선수들끼리 장난을 주고받는 것은 일상이고 코치와 감독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선다. 코치가 인터뷰하고 있는데 뒤에서 선수들이 "오우~쌤 인터뷰~"라고 농을 던질 정도다. 물론 "자율 속에서 지켜야할 것을 잘 지키는 선수들"이라는 정정용 감독의 말처럼 넘치지는 않는다.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우크라이나와의 대망의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특별한 사제지간을 느낄 수 있었다. 정정용 감독과 이강인이 함께 했는데 감독과 선수, 스승과 제자라기보다는 아버지와 아들 같았다. 차라리 삼촌과 조카가 더 어울리는 화기애애함이 보였다.

U-20 축구대표팀 정정용 감독이 14일 오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강인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U-20 축구대표팀은 오는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우승컵을 두고 결전을 치른다. 2019.6.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특이한 것은 이강인 쪽이다. 선생이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는 것은 그리 낯선 장면이 아니다. 하지만 방향이 반대인 것은 드물다. 이날 회견 내내 정정용 감독을 바라보는 이강인의 눈에서는 소위 '꿀'이 떨어졌다.

이강인은 "감독님이 우리를 위해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나뿐만 아니라 형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감독님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감독님이 행복할 수 있도록, 내일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는 따뜻한 출사표를 던졌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 아주 우연히 정정용 감독, 이강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게 됐다. 정 감독에게 "선수가 감독을 그렇게 쳐다보는 것은 처음 봤다. 꿀이 떨어지더라" 물으니 크게 웃었다. 그리고 이강인을 향해 "너 식당에서 꿀 퍼먹지 말랬지"라고 '아재개그'를 던졌다. 그것을 또 이강인은 "전 꿀 안 좋아합니다"라고 받아줬다.

바로 옆에 있으니 괜히 그런 것도 아니다.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이 끝난 뒤 이강인에게 정정용 감독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눈을 반짝 거리며 "내게는, 정말 완벽하신 분"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정정용 감독은 우크라이나전 기자회견 때 "선수가 지도자를 100% 신뢰할 수 있다면 운동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이 팀, 분위기는 진짜 좋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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