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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세 바퀴 돌고 싶은데..." 류현진 되고 마에다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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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길준영 기자] LA 다저스 마에다 켄타가 올 시즌 긴 이닝을 허락받지 못하고 있다.

마에다는 올 시즌 14경기(76⅔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중이다. 특급 에이스 같은 성적은 아니지만 선발투수로서 견실한 활약이다.

그런데 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마에다에게 좀처럼 긴 이닝을 맡기지 않고 있다. 마에다가 가장 길게 소화한 이닝은 6⅔이닝이다. 7이닝을 채운적이 단 한 번도 없다. 100구 이상 투구한 것 역시 3월 31일 경기가 유일하다. 90구를 넘긴 경기도 3경기밖에 없다.

다저스가 마에다의 경기 후반 성적이 안좋아지는 것을 의식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의 분업화가 고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메이저리그는 최근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과거에는 선발투수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덕목이었다면 이제 구단들은 선발투수에게 조금 적은 이닝이더라도 최대한 적은 실점으로 막기를 요구하고 있다.

2010년부터 올 시즌까지 선발투수가 소화한 이닝 비중을 보면 2010년 67.1%에서 올 시즌 59.4%까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불펜투수들이 많아지면서 경기 후반을 힘이 떨어진 선발투수보다는 불펜투수에게 맡기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타자 상대 횟수도 구단들이 중요시하는 지표로 떠올랐다. 투수가 한 경기에서 같은 타자를 자주 만날수록 투수의 성적이 안좋아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제 구단들은 타순을 두 차례만 상대하고 교체하는 선발과 세 번째까지 상대할 수 있는 투수를 구분하고 있다. 

2010년부터 올 시즌까지 선발투수가 처음 만난 타자를 상대로 기록한 피OPS는 0.708이다. 그런데 두 번 만나게 되면 피OPS가 0.739로 높아지고 세 번째에는 0.772까지 치솟는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오프너 전략 역시 이러한 사실에 영향을 받아 탄생한 전략이다.

마에다의 올 시즌 타자 상대 횟수별 피OPS는 보면 첫 타순에서는 0.713, 두 번째에는 0.637, 세 번째에는 0.563으로 낮아진다. 올해만 보면 마에다는 오히려 타자들과 많이 만날수록 성적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데뷔 시즌인 2016년부터 지난 시즌까지를 보면 첫 상대에서 0.641, 두 번째에는 0.688을 기록했고 같은 타자와 세 차례 만났을 때는 0.752까지 높아졌다.

이 때문에 올 시즌에는 로버츠 감독이 마에다가 같은 타자와 세 차례 이상 만나는 상황 자체를 많이 만들지 않고 있다. 마에다가 14경기에서 상대한 타자 수는 309명, 경기당 평균 22명을 상대했다. 타순으로 바꿔 생각하면 타순이 2바퀴 돌고 4번타자까지 상대한 뒤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다.

팀내 다른 투수들과 비교해도 마에다가 같은 타자와 세 차례 이상 만난 비율이 낮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다저스 선발투수중 같은 타자와 세차례 이상 만난 비율이 가장 높은 투수는 류현진(30.5%)이다. 이어서 클레이튼 커쇼(30.3%), 리치 힐(24.3%), 워커 뷸러(22.7%), 마에다(18.4%) 순이다.

마에다는 심지어 임시로 선발투수를 맡았던 로스 스트리플링(20.6%)보다도 같은 타자를 세 차례 이상 상대한 비율이 낮았다.

이렇게 관리를 받다보니 올 시즌에는 세 번째 타순을 상대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벤치의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정작 첫 번째 타순을 상대로 성적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마에다가 타선을 첫 번째 상대할 때 피OPS(0.713)는 리그 선발 평균(0.715)과 큰 차이가 없다. 류현진이 압도적인 피OPS(0.526)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결국 마에다가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경기 초반 타자들을 확실히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류현진 외에 커쇼(0.650), 뷸러(0.597) 등 7이닝 이상을 보장받는 투수들은 모두 타자들을 첫 번째로 상대할 때 확실히 우위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에다는 보장 금액보다 인센티브가 많은 독특한 계약 구조 때문에 늘 선발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다저스가 지금까지는 마에다에게 선발기회를 많이 주고 있지만 훌리오 유리아스와 로스 스트리플링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발자원들이 언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지 모른다. 마에다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오로지 실력으로 이닝 소화 능력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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