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韓 원정’ 떠올린 英 선수, “매일 TGI서 밥 먹어”
(베스트 일레븐)
스코틀랜드 출신 축구 선수가 25년 전 한국에서 있었던 원정 대회의 추억을 떠올렸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킬마녹 구단은 1995년 6월 코리아 컵 참가를 위해 한국 원정에 나섰다. 코리아 컵의 정식 명칭은 ‘코리아컵 국제축구대회’로, 1971년 박(정희)대통령컵 쟁탈 아시아 축구 대회가 시초다. 이 대회는 1999년을 끝으로 폐지됐다. 1995년 대회에는 한국 대표팀을 비롯해 코스타리카 대표팀, 리우 리그 올스타, 킬마녹, 에콰도르 대표팀, 잠비아 대표팀, 메헬렌(벨기에), 트렐레보리(스웨덴)이 참가했다.
한국의 초청을 받은 킬마녹 구단은 스코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먼 원정길에 올랐다. 이는 킬마녹이 한국 외에 동아시아 투어를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데일리 레코드>에 따르면 대회 주최 측은 스코틀랜드 국가대표팀을 초청하기를 원했지만, 성사 되지 않아 스코틀랜드 프로 팀인 킬마녹으로 대체된 듯하다.
그 투어는 킬마녹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원정이었다. 킬마녹 선수단은 한국에서 투어를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고, 이후 선수단을 나눠 프리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당시 19세였던 마크 로버츠는 스코틀랜드 매체 <데일리 레코드>에서 “그건 완전 제정신이 아닌 원정이었다. 선수들 대다수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원정을 했고, 우리는 한국으로 갔다”라고 회상했다.
어렵게 도착한 한국 원정에서 킬마녹 선수들은 40도를 웃도는 한국의 강렬한 여름 더위에 고생해야 했다. <데일리 레코드>는 “40도는 너무 잔인했다. 그 정도 기온에서는 훈련이 불가능했다”라고 당시의 끔찍한 환경을 설명했다.
한국의 낯선 환경에 킬마녹 선수단은 적응하기 어려웠다. 로버츠는 “음식은 끔찍했다. 우리는 매일 나오는 쌀이 신선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하루는) 완두콩을 쌀 밑에 숨겨 (그들이) 신선한 음식을 주는 지 알아보고자 했다. 다음날에도 완두콩은 그 자리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킬마녹 선수단은 다른 곳에서 음식을 사 먹었다. TGI 프라이데이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로버츠는 “우린 매일 저녁 TGI에 갔다. 30명은 됐을 것이다. 택시를 타고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TGI로 갔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로버츠는 당시 경기장에서 일어난 소동, 서울 나이트클럽에 간 경험들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로버츠는 “데릭 앤더슨이라는 동료가 있었는데, 하루는 경기장 탈의실 바깥에 위치한 20리터짜리 대형 세탁기에 거대한 상자의 비누가루를 털어 넣었다. 우리가 경기 전 탈의실에서 나올 때 10억 개는 되는 듯한 거품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마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웨스트햄 홈경기에서는 거품을 발사한다) 경기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앤더슨은 영화 <형사 클루조>에 나오는 경위 복장을 하고선 서울의 나이트를 다녔다. 어느 날 밤 우리는 어떤 건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큰 문이 열리더니 나이트클럽이 나왔다. 앤더슨이 <형사 클루조> 코트와 모자를 쓰고 어디에서 튀어 나왔다. 그는 정말 미친 녀석이었다”라며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렸다.
25년 전 좌충우돌이었던 한국 원정기에 대해 로버츠는 “그때는 그 대회가 얼마나 큰 대회인지 몰랐다. 사람들은 사인을 요청했지만 우리는 그냥 여행처럼 생각했다. 시차와 음식이 끔찍했지만 그래도 잊지 못할 즐거운 경험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로버츠가 속한 킬마녹은 당시 한국, 코스타리카, 리우 올스타와 묶인 A조에서 1무 2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조별 라운드 탈락했다.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긴 킬마녹은 리우 올스타에 1-2로 패한데 이어 최종전에서는 한국에 1-5로 대패했다. 한국은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당시 경기에서 황선홍 대전하나 시티즌 감독이 멀티 골을 터트린 바 있다. A조 1위로 4강에 오른 한국은 잠비아에 2-3으로 패하며 최종 순위 3위를 차지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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