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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역수출' 켈리, 류현진 같은 팔색조 투구로 ML 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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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길준영 인턴기자] 한국에서 활약했던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켈리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7⅔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7승을 챙겼다.

올 시즌 14경기(82이닝)에 등판해 7승 6패 평균자책점 3.73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데뷔를 위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37라운드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지명을 받은 켈리는 계약을 하지 않고 야바파이 칼리지에 진학했다. 2009년 드래프트에서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22라운드에 지명했으나 다시 애리조나 주립대에 진학하면서 프로 계약을 미뤘다. 2010년 드래프트에서야 탬파베이 레이스의 8라운드 지명을 받아 계약하면서 삼수 끝에 프로 계약에 성공했다.

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탬파베이의 팜 시스템하에서 착실히 성장한 켈리는 마이너리그 통산 125경기(527⅓이닝) 39승 26패 평균자책점 3.40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투수 유망주들이 풍부했던 탬파베이는 켈리를 빅리그로 콜업하지 않았고 결국 켈리는 SK 와이번스와 계약하며 한국행을 택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켈리에게는 신의 한수가 됐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4년간 119경기(729⅔이닝)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켈리가 뛴 4년간 KBO리그는 평균 OPS가 0.796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타고투저를 겪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켈리는 더 강하게 성장했다. 지난 4년간 300이닝 이상 기록한 투수 중 평균자책점 6위,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공동 3위(4.12), 이닝 공동 3위, 9이닝당 삼진 11위(7.91), 9이닝당 볼넷 공동 14위(2.54), 피OPS 5위(0.710) 등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러한 활약을 눈여겨 본 애리조나는 2018시즌이 끝나고 켈리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약 172억 원) 계약을 맺었다.

당초 켈리의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켈리는 올 시즌 전까지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혀 없었다. 거기에 다양한 구종을 던지고 제구가 안정적이었지만 KBO리그에서는 강속구에 속했던 구속이 메이저리그에서는 평균 이하였다. 

켈리를 영입한 팀이 간판타자 폴 골드슈미트를 트레이드하며 리빌딩에 돌입한 애리조나였다는 것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애리조나가 켈리를 영입한 것은 리빌딩을 하는 동안 비교적 저렴한 연봉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줄 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켈리는 애리조나의 기대를 넘어서는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시즌 7승으로 에이스 잭 그레인키와 더불어 팀내 다승 1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21위, 이닝 13위에 올라있다. 하위 선발투수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성적이다.

켈리의 투구 스타일은 류현진을 떠올리게 한다. 강속구 없이 메이저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류현진처럼 켈리도 빠르진 않지만 다양한 구종과 안정적인 제구로 타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켈리의 포심 평균 구속은 시속 91.6마일(147.4km)로 리그 평균 93.2마일(150.0km)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포심, 커브, 커터, 체인지업, 싱커로 무려 5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포심, 커브, 커터, 체인지업, 투심을 구사하는 류현진과 비슷한 레퍼토리다.

구종 비율도 포심 38.1%, 커브 19.9%, 커터 16.7%, 체인지업 13.4%, 싱커 11.8%로 균등하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 좌타자에게는 싱커를 거의 던지지 않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타자는 무려 4가지 구종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구종을 예측하기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제구도 안정적이여서 9이닝당 볼넷이 2.74개로 높지 않다.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며 범타를 유도하고 있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성장해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한 흔치 않은 케이스다. 켈리의 활약에 따라 KBO리그 선수들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한국에 올 수도 있고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KBO리그 선수들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켈리의 활약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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