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버스까지 먼저 보내고..이강인은 끝까지 팬들 사랑에 보답했다 (영상) [스경X현장]
한국 축구의 위대한 도전이 막을 내린 16일 폴란드 우치. 준우승에 그친 한국 선수단 버스는 숙소로 떠날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보통 이럴 때는 열성팬의 반응이 걱정이다. 경기 결과가 나쁠 때면 ‘버스 세우기’ 같은 일이 종종 벌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반대의 경험을 했다. ‘저러다 팔 빠지는 거 아냐’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정정용의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격려하는 팬들을 두고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달 25일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2일간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마음을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마지막 보답을 하고 싶었던 터. 너나 할 것 없이 버스를 타기 전 사인을 해주고, 기념 촬영까지 하다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강인(18·발렌시아)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마지막 팬까지 사인을 해주느라 선수단 버스를 먼저 보내기까지 했다. 뒤늦게 작은 버스로 떠나는 그의 뒷길에는 “행복했어요” “막내형 고맙습니다”라는 외침이 따라 붙었다.
이날 우치의 밤 풍경은 어느 팬의 외침처럼 2019 국제축구연맹(FIFA)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동행한 모두가 행복했기에 자연스럽게 연출될 수 있었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1-3으로 역전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경기 직전 우승컵을 품에 안으면 ‘막춤’을 추겠다던 정정용 감독(50)은 기자회견에서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엄마’로 불리던 정 감독은 선수들의 얘기가 나오자 금세 미소를 되찾았다. 지난 2년간 동고동락했던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덕분이다. “선수들이 뛰는 게 달라지지 않았냐”며 제자들의 변화부터 자랑한 그는 “이 선수들이 5년 혹은 10년 안에 자기 자리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 감독의 말처럼 ‘꼴짜기 세대’로 불렸던 선수들은 이 대회를 통해 발전했다. 장신 골잡이 오세훈(20·아산)은 타깃형 골잡이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작은 키에도 눈부신 선방을 보여준 골키퍼 이광연(20·강원)은 끝까지 제 몫을 다했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골든볼(MVP)를 수상한 이강인은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세 선수 뿐만 아니라 함께 드라마를 쓴 21명 모두가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이날 한국이 1-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에는 이규혁(20·제주)이 교체 선수로 투입됐다. 필드 플레이어로는 이번 대회 유일하게 출전 경험이 없던 이규혁은 “후회는 없다”며 “쌤들이 ‘네가 하고 싶은 거 아무거나 보여주고 오라’고 했다. 우승은 못했지만 준우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고 돌아간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우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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