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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못 보니 구관이 명관…여자부 최초 3명 재계약·재지명

절반이 아는 얼굴을 택했다. 직접 기량을 확인하지 못하는 만큼 안전한 결정을 내린 분위기다.

4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20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총 세 팀이 기존 자원과의 재계약, 재지명을 선택했다. 앞서 GS칼텍스가 메레타 러츠, KGC인삼공사가 발렌티나 디우프와 재계약을 발표한 데 이어 6순위 지명권을 얻은 흥국생명이 루시아 프레스코를 지명했다.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변화를 줄 수도 있었다”라면서 “우리가 후순위가 나와도 다른 팀에서 루시아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일단 기회를 보고 루시아를 선택할 생각이었다”라며 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3위에 올라 드래프트 추첨 순위를 결정하는 120개 구슬 중 18개를 배분 받았다. 운이 좋으면 한국도로공사(30개)나 IBK기업은행(26개), KGC인삼공사(22개)보다 선순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존재했다. KGC인삼공사는 이미 디우프와의 재계약을 확정했기 때문에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을 따돌리면 1순위까지 넘볼 수 있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GS칼텍스(14개), 현대건설(10개)에 밀린 마지막 순위로 밀려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결국 아는 얼굴인 루시아를 다시 영입하기로 했다. 박 감독은 “루시아는 인성이 좋고 더 보여줄 여력이 있는 선수다. 다음 시즌 더 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역대 V리그 여자부에서 세 구단이 기존 외인을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구단이 외인 전력을 유지한 적은 있지만 절반이나 외인을 교체하지 않은 것은 최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입 후보들을 직접 관찰할 수 없는 게 이유가 됐다. 원래 V리그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해외에서 실시한다. 감독, 구단 관계자들이 참가해 꼼꼼하게 기량을 확인한 후 영입 선수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혔다. 해외로 나가면 2주간의 격리도 해야 한다. 현지에서 트라이아웃을 하지 못해 외인 기량을 비디오로만 확인해야 했다. 배구계에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지만 프로축구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외인을 최대 4명까지 영입할 수 있는 K리그 구단은 모든 선수를 직접 보기 어려워 영상만 보고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실패 확률도 높다. 세 구단이 변화를 주지 않은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박 감독은 “당연히 그런 영향도 있다. 직접 보지 못해 기량을 장담할 수가 없다. 기존 자원으로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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