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히 퇴장하는 프로야구 감독의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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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히 퇴장하는 프로야구 감독의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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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 감독의 생사는 성적에 달렸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감독은 버틸 수가 없다.

계약이 만료돼서 그라운드를 떠나는 감독보다 자진사퇴하는 감독이 더 많다.

1983년부터 2000년까지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를 이끌었던 김응용 감독도 있지만, 자신의 야구를 펼쳐보지 못한 채 사라지는 감독은 많다.

지난 7일 한화 이글스의 한용덕 감독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야구에 뛰어들어 120승을 올린 레전드 투수도 성적 부진의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한용덕 감독은 사령탑 첫해인 2018년 11년 만에 한화를 포스트시즌에 올려 놓았다. 당시 그는 한화 팬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9위, 올해 구단 역대 최다 연패 타이기록(14연패)의 불명예가 나온 날 그라운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는 씁슬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성적 부진이 과연 감독만의 잘못일까. 감독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아쉬움은 크다.

현재 한팀에서 가장 장수하고 있는 사령탑은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두산을 맡아 6년간 재임중이다. 이 기간 동안 김태형 감독은 두산을 최강팀으로 올려놓았다.

현재 KBO리그 대다수의 감독이 팀을 맡은 지 2년이 되지 않았다. 성적에 따라 누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올해도 사령탑의 잔혹사는 이어질 수 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후 물러난 사령탑은.

김영덕 감독은 1984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맡았다. 그해 삼성을 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1985년엔 전기·후기리그 통합 우승 팀으로 만들었다.

김영덕 감독은 1986년 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해 삼성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그러나 김영덕 감독은 당시 해태에 패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후 사퇴했다.

'야구의 신'이라 불린 김성근 감독 역시 여러차례 불명예 퇴진 기록을 안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2002년 LG 트윈스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구단 수뇌부와 마찰을 빚으면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06년 SK 와이번스의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은 2007년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두 번이나 더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인도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2011년 8월 중도 퇴진하며 SK를 떠났다.

김성근 감독은 2015년 한화 감독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명장 중의 명장이라는 김성근 감독도 한화의 리빌딩에는 실패했다. 성적 부진으로 퇴진 압박에 시달리다가 결국 2017년 5월 결국 중도하차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 감독은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 시절에도 중도 퇴진한 바 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레전트 투수 선동열 감독은 2005년 삼성 부임 첫해 우승 사령탑이 됐다. 2006년에도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2009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후 2010년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지만, SK에 완패를 당해 고개를 숙였다. 결국 7년간 삼성을 이끈 선동열 감독은 팀을 떠났다.

선동열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을 금메달로 이끈 후에도 선수 선발과정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퇴장했다.

KIA 김기태 감독 역시 쓸쓸하게 야구계를 떠났다.

2014년 KIA의 사령탑을 맡은 김기태 감독은 2017년 KIA를 8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인도했다. 그러나 이후 성적 부진, 일부 선수와의 갈등을 겪은 후 2019년 5월 중도 퇴진하며 '야인'이 됐다.

그는 이에 앞서 2014년 LG 감독 시절에도 중도 퇴진한 바 있다.

2009년 KIA의 통합 우승 사령탑 조범현 감독 역시 2011년 사퇴한 바 있다.

◇역대 최단 기간 감독은.

프로야구 초창기인 1980년대에는 13경기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사퇴를 반복하는 일도 있었다.

1982년 박현식 삼미 슈퍼스타즈 감독은 리그 초반 팀이 3승10패의 부진한 성적을 올리자 사퇴를 선택했다. 김동엽 해태 감독 역시 박 감독 사퇴 이틀 뒤인 1982년 4월28일 13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1983년 삼미 사령탑을 맡은 김진영 감독은 시즌 도중 사퇴했다가 1984년 다시 팀을 맡기도 했다.


프로야구 해설가로 유명한 허구연 해설위원은 1986년 청보 핀토스의 사령탑을 맡았었다. 당시 허구연 감독은 5월11일 사퇴했다가 6월18일 복귀했다. 그러나 8월6일 다시 퇴진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와 2014년 LG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었던 양상문 감독은 2019년 다시 롯데를 맡았다.

그러나 그는 롯데가 최하위로 떨어지자, 시즌 중반인 7월에 중도 사퇴했다. 2년 계약을 했지만 1년도 채우지 못했다. 당시 이윤원 롯데 단장도 책임을 지고 함께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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