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못잖은 라이벌… 태국 기자, “베트남엔 지면 안 돼”

(베스트 일레븐)

베트남과 태국은 동남아시아의 축구 맹주 자리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이다. 한국과 일본이 오랜 시간 그러했듯, 베트남과 태국도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얼마 전 두 국가가 맞붙은 경기가 있었다. 국가대표팀 레벨은 아니었고,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서 격돌했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은 베트남의 4-0 대승이었다. 태국은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베트남은 경기력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 하필 그 타이밍에 박항서 감독이 마법을 부려 태국은 호되게 당했다. 그래도 당시 현장의 태국팬들은 베트남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시원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경기를 인정했을 뿐이지, 베트남에 패했다는 실망감 자체는 쉽게 감출 수 없는 모양이다. ‘폭스 스포츠 아시아’에서 태국 파트를 담당하는 파이랏 기자는 베트남 매체 ‘징’과 인터뷰에서 태국 내 분위기가 썩 좋지만은 않다고 털어놓았다.

파이랏 기자는 “U-23 챔피언십의 결과가 태국에 큰 의미를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팬들은 태국이 베트남에 패한 데 실망하고 있다. 그래서 알렉산드레 가마 태국 U-23 감독에게 가혹한 비판이 따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어떤 팀에든 패배할 수 있다. 단 베트남을 제외하고서다. 팬들의 분위기는 항상 그렇다. 가마 감독이 거센 비판을 받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래도 태국축구협회는 가마 감독에게 아직은 신뢰를 보낼 듯하다”라고 양국 팬들 사이의 자존심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지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베트남과 태국은 태국에서 벌어지는 킹스컵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국가대표팀 레벨의 토너먼트인데, 두 나라가 각각 인도와 엘살바도르를 꺾을 시 결승에서 조우한다. U-23 경기 결과가 한 쪽으로 크게 쏠렸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태국은 어느 때보다도 심기일전해서 킹스컵을 준비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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