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르브론도 피해자.."논란의 MVP 10인"
마이클 조던(57)도 타성에 젖는다.
불같은 동기가 사라져 애를 먹는다. 그도 사람이다. 당연하다. 그런데 1995-96시즌을 마치고, 조던은 매너리즘이 유독 심했다고 고백했다.
야구계 외유를 끝내고 맞은 풀타임 첫해에 통합 우승을 이루자 목표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1995-96시즌. 시카고 불스는 정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다. 파이널에서도 시애틀 슈퍼소닉스를 꺾고 4번째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수집했다.
조던은 미국프로농구(NBA) 득점왕에 올랐다. 통산 8번째. 팀과 개인 모두 흠 잡을 데 없는 한 해를 보냈다. 관성에 휩싸일 만했다.
하지만 이듬해 상황이 묘해졌다. 정규 시즌 MVP가 도화선이 됐다. 1997년 MVP에 칼 말론(56, 당시 유타 재즈)이 뽑혔다는 소식이 조던을 끓게 만들었다.
다시금 예전의 날카로운 멘탈로 돌아갔다.
최근 종영한 ESPN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에서도 그때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말론에게 MVP 자격이 없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내 말은 MVP 탈락 소식이 다시 나를 불타오르게 만들었다는 거다(All I'm saying is that that fueled the fire in me)."
"그때 생각했다. '오케이. 너희(투표단)는 말론이 MVP라고 생각하는구나. 좋아, 알겠어. 문제없어. 결과로 보여줄게.' 이런 느낌이었다. 잔뜩 벼렸던 기억이 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CBS 스포츠'는 28일(한국 시간) "그 해 조던은 결국 증명해 냈다. 1997년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에서 유타를 꺾고 정상에 섰다. 정규 시즌 MVP보다 훨씬 중요한 파이널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화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마땅히 MVP를 받아야 할 선수가 의도치 않게 '강탈' 당한 사례가 조던말고 더 없었을까. 아니다. 논란의 MVP는 상당히 많았다. 여기 10개 사례를 추려봤다."
◆2011년 데릭 로즈
매체는 2011년 데릭 로즈(31, 당시 시카고 불스)를 지목했다. 로즈가 거둔 성적을 르브론 제임스(35, 당시 마이애미 히트)와 비교했다. 로즈가 MVP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 해 르브론이 로즈를 앞선 항목은 다음과 같다.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 스틸 출전시간 야투율 eFG%(외곽슛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지표) TS%(외곽슛과 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지표) OWS DWS VORP(대체 선수 대비 생산력 지표) 코트마진 PER(개별 선수 분당 생산력)."
"로즈가 르브론을 앞선 항목은 단 3개다. 평균 어시스트가 0.7개 더 많았고 외곽슛 성공률이 0.02%포인트 더 높았으며 자유투 성공률이 9.9%포인트 더 높았다. 이게 끝이다. 왜 첫 문단(르브론이 로즈를 앞선 항목)이 둘째 문단보다 훨씬 더 긴 것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로즈는 2011년 MVP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뽑히지 말았어야 했다."
◆2006년 스티브 내시
샤킬 오닐(48)이 마이애미로 떠나고 LA 레이커스는 우승 후보 지위를 잃었다. 오닐이 이적한 이유는 모두가 안다.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와 아귀다툼이 당대 최고 센터 이적을 부추겼다.
하나 NBA 팬들은 코비가 이 시기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도 잘 안다. 코비는 2005-06시즌 평균 35.4득점을 쓸어 담았다. NBA 역대 9번째로 높은 평균 득점 기록.
'NBC 스포츠' 톰 하버스트로 기자는 여기에 놀라운 사실 하나를 더했다. 각 시대 경기 속도를 2005-06시즌에 맞춰 보정했을 때 "코비는 포제션당 역대 가장 높은 득점 기록을 수립했다"고 힘줘 말했다.
코비는 커리어 최고 득점 1, 2위 경기를 모두 이 시즌에 치렀다. 2005년 12월 20일 댈러스 매버릭스 전에서 62점, 이듬해 1월 22일 토론토 랩터스 전에서 81점을 홀로 쌓았다. 숫자와 임팩트 모두 역대 최고 퍼포먼스를 보였다.
CBS 스포츠는 "내시를 폄하하려는 게 아니다. 그 역시 이 해 '180 클럽'에 가입했으며 도움왕(평균 10.5어시스트)에 올랐다. 소속 팀 피닉스 선즈를 54승 28패로 이끄는 등 팀 순항에도 크게 한몫했다. 주포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단 3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눈부시게 팀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하나 이내 본론을 쏟아냈다. MVP가 사전 의미대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를 꼽는 상이라면 마땅히 코비가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이 해 리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는 코비였다. 명백하다. 그는 오합지졸 로스터(ragtag roster)를 이끌고 경쟁이 치열한 서부 지구에서 소속 팀을 7위로 안내했다. 경기당 12개가 넘는 야투를 시도하면서도 eFG% 49.1%를 수확했다. 커리어 5번째로 높은 수치다. 코비는 당시 팀 내 1, 2, 3, 4옵션 노릇을 모두 맡았다."
그러면서 해당 시즌 레이커스 동료를 쭉 나열했다. 평균 15분 이상 코트를 밟은 선수로만 추렸다.
라마 오돔, 스무시 파커, 콰임 브라운, 크리스 밈, 데븐 조지, 루크 월튼, 브라이언 쿡, 샤샤 부야치치.
CBS 스포츠는 강조했다. 이 라인업으로 5할 승률 이상을 쥘 수 있는 선수는 코비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만약 내시라면, 아니 내시가 아닌 누구라도 이 로스터로 리그에서 45승을 거두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코비는 해냈다. 내시 MVP 수상이 '나쁜 수상'으로 보이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 해 플레이오프(PO)에서 고전이다. 2006년 PO 1라운드에서 내시는 코비와 싸웠다. 서부 2위 팀이 7위 팀과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
"코비는 피닉스와 4차전에서 연장 버저비터 위닝샷으로 적을 잠재웠다. 시리즈 스코어 3승 1패 리드를 팀에 안겼다. 하마터면 업셋이 일어날 뻔했다. 코비는 2008년에 MVP에 뽑히며 한을 풀었다. 하지만 뒷말이 많았다. 오히려 이때는 크리스 폴(35, 당시 뉴올리언스 호네츠)이 받는 게 타당했다. 하지만 2006년은 다르다. 코비는 이 해 확실히 MVP를 받을 만했다."
◆1997년 칼 말론
조던도 1997년, 말론에 밀려 MVP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시계를 십사오년 전으로 돌려보자. 연속 두 시즌을 나란히 견줘보면 의미 있는 '해석'이 나온다.
1995-96시즌 조던은 평균 30.4득점 6.6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챙겼다. 윈셰어(WS) 20.4 야투율은 49.5%를 기록했다. 팀 성적은 72승 10패.
1996-97시즌 조던 기록은 어떨까. 대동소이하다. 평균 29.6득점 5.9리바운드 4.3어시스트 WS 18.3 야투율 48.6%. 팀 성적은 69승 13패였다.
조던은 1996년 거의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1년 뒤는 분위기가 묘했다. 개인이 쌓은 숫자는 비슷한데 돌아가는 꼴은 상당히 달랐다.
조던은 미미하게 팀·개인 성적이 하락했다. 말론은 직전 시즌보다 더 나은 숫자를 쌓았다. 하지만 상승 정도가 획기적이진 않았다(평균 +1.7점 +0.1리바운드 +0.3어시스트 야투율 +3.1%p) 우편배달부란 별명처럼 꾸준히 비슷비슷하게 좋은 기록을 적립했다.
그런데 MVP 투표에선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CBS 스포츠는 "특정 선수(말론)에게 가장 편향적인 선거가 아니었을지 의구심이 든다. 속임수라 부를 만하다(I call shenanigans). 투표권을 쥔 이들은 조던에게 표를 던지기 꺼려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성적 하락을 이유로 말론에게 표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조던 독식에 싫증을 느낀 투표단 반발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 '선거는 감성전'이란 격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투표단은 말론을 (의도적으로) 띄웠다. 하지만 이 (집단) 행동은 너무 빨랐다. 오히려 말론은 차기 시즌인 1997-98시즌에 더 훌륭한 스탯을 찍었다. 실제 메일맨이 조던에게 가장 위협적이었던 시즌은 1997-98시즌이었다. 말론은 이 해 WS와 PER, 코트마진 VORP에서 조던을 앞섰다. 하지만 투표단은 1997년 투표에서 스스로 부끄럼을 느꼈는지 1998년 투표에선 다시 조던에게 트로피를 안겼다. 사과의 의미였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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