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나서자, 케인보다 집중 견제… 80분간 슛팅 1개

孫, 드리블 해 나갈 때마다 상대 선수들 삽시간에 에워싸 첼시 홈팬들은 "우!" 야유 세례… 두 경기 연속 무득점 기록 28일(한국 시각) 첼시와 토트넘의 프로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린 스탬퍼드 브리지 경기장은 로마시대 콜로세움 같았다. 경기장에 모인 4만1000여명의 첼시 홈 팬들은 양팀 선수들이 입장하자 일제히 "우린 토트넘을 증오해!(We hate Tottenham, Chelsea)"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때마다 경기장에 설치된 10m짜리 불기둥 4개가 구호 박자에 맞춰 높이 솟구쳤다. 토트넘 선수나 원정 팬 입장에선 지옥으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첼시 홈 팬들이 집중적으로 야유를 보낸 건 잉글랜드 최고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아닌 손흥민이었다. 전반 10분 상대 공격을 끊어낸 토트넘이 역습을 위해 전방의 손흥민에게 공을 보내자 홈 팬들은 일제히 "우!" 하고 야유를 보냈다. 전반 21분 손흥민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진영에서 볼을 따낸 뒤 아크 정면까지 드리블해 가자 또 "우!" 하는 괴성이 나왔다. 첼시 팬 야유 소리만 놓고 보면 토트넘의 에이스는 손흥민이었다. 첼시 팬 마이클 에머스(29)씨는 "양발 모두 강력하게 공을 때릴 수 있는 손흥민에겐 슈팅 기회 자체를 주면 안 된다"고 했다. 첼시 팬들이 손흥민에게 야유를 보낸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손흥민은 지난 11월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중앙선부터 50m 단독 드리블로 질주해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3대1을 만드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첼시는 당시 패배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리그 4위)에서 멀어졌었다. 첼시 선수들은 이날 손흥민을 집중 견제했다. 그가 측면에서 공을 잡으면 삽시간에 에덴 아자르, 캉테, 아스필리쿠에타가 세 겹으로 에워싸 넘어뜨렸다. 영국 축구 매체 '90min'은 경기 후 "지금 프리미어리그서 손흥민보다 더 무서운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집중 견제에 시달린 손흥민은 이날 80분 동안 단 한 개의 슈팅만을 기록한 채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됐다. 두 경기 연속 무득점이었다. 토트넘도 0대2로 패하며 승점 60으로 1위 리버풀(승점 69), 2위 맨체스터시티(승점 68)와의 거리가 더 멀어졌다. 토트넘 팬들 “손흥민을 담아라” - 28일 첼시전 직전 손흥민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몰려든 토트넘 팬들. 한국인도 다수 보였다. /윤동빈 기자 공교롭게 토트넘이 최근 4연승을 끝내고 지난 23일 번리전에 이어 2연속 패배에 빠진 건 케인 복귀 시점과 일치한다. 손흥민은 그동안 부상 중이던 케인의 빈자리를 메웠던 페르난도 요렌테와 환상 호흡을 펼치며 6경기 6골을 터뜨렸다. 요렌테가 본인 득점뿐 아니라 문전에서 공을 받아 동료에게 넘기는 '포스트 플레이'도 활발하게 한 덕분이었다. 반면 케인이 그라운드에 서면 동료의 득점이 적어진다. 결정력이 좋은 그가 마지막에 골문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팀 전술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손흥민, 델리 알리, 에릭센 등의 슛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 번리전 충격패 후 혼자 골을 넣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은 케인이 이날 첼시전에선 연계 플레이를 펼치려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겐 평점 6.4점, 케인에겐 6.1점을 매겼다. 첼시는 사흘 전 리그컵 결승전에서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의 교체 명령을 거부하며 '항명 파문'을 일으켜 뒤숭숭한 분위기였지만 이날 승리로 반전에 성공했다. 첼시 팬들은 이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런 일(1대3 패배)은 다시 일어나지 않아 토트넘 놈들아"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 조롱 섞인 노래는 4만여명 인파가 한꺼번에 몰린 지하철 역까지 이어지다 수십대의 열차가 승객을 싣고 빠져나간 뒤에야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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