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병살타, 선수는 ‘퇴장’ 팀은 ‘비틀’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 2루에 대타로 나와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박한이는 다음 날 경찰 음주운전에 적발돼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했다. 박한이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성대한 은퇴식과 영구결번이 예정돼 있었지만 음주운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8일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짐을 푼 서울 잠실구장 3루쪽 더그아웃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전날 프로야구 최고령 타자 박한이(40)가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은퇴를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수장 김한수 감독의 표정도 어두웠다. 김 감독은 박한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안타깝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이어 “박한이가 죄송하다고 하더라. 박한이의 야구 인생을 다 봐왔는데 안타깝다”고 되뇌었다.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가진 선수단 미팅에서 박한이의 갑작스러운 은퇴에 동요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박한이는 삼성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박한이는 올해까지 19년 동안 삼성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특히 박한이는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16년 연속 세자릿 수 안타와 통산 최다안타 3위(2174개)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 행사를 포기하고 올해 삼성에서 야구 생활을 마칠 계획이었다. 이에 박한이의 성대한 은퇴식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였다. 그의 등 번호 33번도 영구결번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19년 땀방울이 허사가 된 것이다.
당장 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한이는 팀 내 최고참으로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 올 시즌 대타요원으로 요긴하게 쓰였다. 마지막 경기인 지난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대타로 나와 끝내기 역전 2루타를 터트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런 활약도 모두 빛이 바랬다. 이날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삼성은 1대 4로 패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결렸다.
음주운전으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간 선수는 올해만 해도 박한이를 포함해 세 명이다. 앞서 올 2월에는 LG 트윈스 윤대영이 음주운전을 해 임의탈퇴 처리됐다. 2017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홈런·타점왕 출신으로 LG가 그토록 찾던 거포 1루수 후보였지만 결국 술 때문에 모든 걸 잃게 됐다.
SK 와이번스 강승호도 지난 4월 음주운전으로 임의탈퇴 됐다. 강승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렸고, 수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팀 내야 수비 강화의 핵으로 강승호를 점찍었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 나 물거품이 됐다.
프로야구에서 계속 음주운전 사고가 터지는 원인은 관대한 술 문화 때문이다. 경기 때마다 찾아오는 극도의 긴장감과 희열을 경기 후 술로 푸는 경우가 많았다. 음주운전에 대한 선수들의 경각심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야구계에는 선수들이 음주운전 적발 후 일정기간 자숙의 시간을 거친 뒤 복귀하는 사례가 많았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은 음주운전 엄벌 방침을 세우고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음주운전 관련 징계가 강화되면서 올해 적발된 세 선수는 ‘야구를 할 수 없게 됐다’는 공통분모를 갖게 됐다. KBO는 “은퇴한 박한이의 관련 상벌위원회를 이번 주 내로 열 것”이라며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은퇴선수를 대상으로 상벌위가 개최되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곧 야구와 작별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선수들에게 심어지고 학습 효과가 될 수 있도록 야구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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