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포수 실책인데...' 류현진 실점, 왜 모두 자책점일까
류현진.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류현진(32)이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마쳤다. 수비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그런데 실책으로 인한 실점인데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왜 그랬을까.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선발 등판, 6이닝 2실점(2자책)으로 제 몫을 다하며 시즌 7승(1패)을 달성했다. 다저스는 7-2로 승리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52에서 1.65로 살짝 올랐다.
2회말 선두타자 조시 벨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무사 2루서 멜키 카브레라에게는 포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여기서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중단됐다. 공을 잡은 다저스 포수 러셀 마틴이 3루를 선택했는데, 송구가 뒤로 빠졌다. 벨이 3루를 돌아 홈까지 오기에 충분했다. 카브레라는 2루까지 진루했다.
먼저 벨과 카브레라는 '야수 선택'으로 한 베이스씩 진루한 것으로 기록됐다. 마틴의 송구가 정확했어도 3루에서는 세이프였다는 게 공식 기록원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다음 플레이인 러셀의 3루 송구는 실책으로 기록됐다. 벨의 득점과 카브레라의 2루 진루는 실책으로 이뤄진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류현진의 자책점이 될 수 없다. 러셀의 실책이 없었다면 무사 1, 3루가 되고 벨의 득점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자책점을 '실책이나 패스트볼 없이 허용한 모든 점수'라 설명한다. 비자책점은 '실책이나 패스트볼로 비롯된 실점'이라 정의하고 있다.
다만 '수비 실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공식 기록원이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즉 실책이 없었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다음 타자들의 공격 내용으로 상황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만일 류현진이 포수 실책으로 1점을 잃고 이어진 무사 2루 위기에서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막았다면 이는 비자책점으로 기록됐을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1사 2루서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 3루에 몰렸다. 여기서 콜 터커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내줘 3루주자 카브레라의 득점을 허용했다. 앞서 러셀의 실책이 없어 무사 1, 3루가 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이후 세르벨리와 터커의 안타로 벨과 카브레라의 득점은 피할 수 없었다고 공식 기록원이 판단해 류현진의 2실점을 모두 자책점으로 기록한 것이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3회 이후 순항하며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했다.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 자리도 유지했다. 32이닝 연속 무실점은 다저스 프랜차이즈 역대 1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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