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기다렸는데 무관중에 패배까지…유예된 헤르메스 '한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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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7 00:12
14년 기다렸는데 무관중에 패배까지…유예된 헤르메스 '한풀이'
(부천=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14년 만에 펼쳐진 설욕의 장. 그러나 경기장에서 직접 함성을 외칠 수는 없었고, 쓰디쓴 패배까지 맛봤다.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프로축구 2부 부천FC와 제주 유나이티드, 악연의 두 팀이 맞대결을 펼쳤다.
악연은 2006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천 SK가 연고지를 제주로 옮기면서 이름을 바꾼 구단이 제주 유나이티드다.
하루아침에 팀을 잃은 부천 팬들이 중심이 돼 2007년 시민구단으로 창단된 구단이 부천FC다.
승강제가 2013시즌부터 도입되면서 부천은 K리그2에 입성했다.
K리그1으로 승격해 제주에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부천 서포터 '헤르메스'의 열망은 부천을 K리그2에서 무시 못 할 다크호스로 만든 동력이었다.
제주가 강등되면서 일찌감치 두 팀의 맞대결이 예고돼 관심을 모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졌다.
부천 팬들은 14년간 기다려온 '복수혈전'을 직접 보지 못하고 TV 중계로만 지켜봐야 했다.
과거 프로축구 서포터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헤르메스가 경기장 주변에서 응원을 펼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으니 실현되지는 않았다.
구단 관계자는 "팬들께서 방역 당국 지침에 따라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을 응원하는 현수막만 오늘 오전에 조용히 붙이고 갔다"고 전했다.
본부석 맞은편 가변석에 붙은 현수막에는 시민구단의 한계 속에 13년 동안 부천종합운동장을 지켜온 구단을 향한 사랑이 담겼다.
헤르메스는 "저들이 떠나고 만난 진정한 부천FC, 당신들만이 우리의 영웅입니다"라고 썼다.
하지만 개막 후 3연승을 달리던 부천은 팬들이 기대한 시원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추가시간 주민규에서 헤더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개막 3연패 중이던 제주에 시즌 첫 승을 안긴 팀이 부천이라는 점은 패배를 더 뼈아프게 한다.
하지만 승리를 할 기회는 올해 두 번 더 남아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송선호 부천 감독은 "10여년간 팬들이 기다려온 승리를 가져다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지만 올 시즌 제주와 2경기가 더 남았다. 잘 공략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현역 시절 부천 SK에서 뛰었던 남기일 제주 감독은 "지금까지 연락할 정도로 선수 때 팬 분들과 친분이 있었다"고 돌이키면서 "서로 잘 되는 좋은 경쟁 상대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더 뜨거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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