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심은 퇴장, 투심은? 구속은?…속구 헤드샷, 기준 재정립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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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심은 퇴장, 투심은? 구속은?…속구 헤드샷, 기준 재정립 될까

보헤미안 0 577 0 0

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18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원정경기 1회초 박종훈이 던진 130km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향하자 고개를 숙여 피하다 머리에 맞았다. 박종훈은 역대 가장 빠른 0.2이닝 만에 헤드샷 퇴장 기록을 세웠다. 사진출처|중계 방송 화면 캡처

#사례1. 18일 인천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전 1회. SK 선발 박종훈의 속구(130㎞)가 김재환의 헬멧에 맞았다. 박종훈은 역대 가장 빠른 0.2이닝 헤드샷 퇴장의 아픔을 맛봤고, 김재환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사례2.
11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KT 위즈전 6회.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의 투심(139㎞)이 KT 강백호의 헬멧을 강타했다. ‘검투사 헬멧’으로 불리는 보호대 덕에 큰 부상은 피했지만 요키시는 퇴장당했다.

#사례3.
4일 사직 SK 와이번스-롯데 자이언츠전 8회. SK 김태훈의 투심(143㎞)이 롯데 강로한의 헬멧 뒷부분을 때렸다. 하지만 김성철 구심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롯데 양상문 감독의 어필에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경기 후 심판진은 “체인지업성 변화구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신설된 조항에 따라 머리에 맞는 속구, 이른바 ‘헤드샷’을 던진 투수는 고의성을 떠나 자동 퇴장이다. 규정에는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은 “규정 신설 당시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정도의 구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전까지 투심 헤드샷은 퇴장이었다. 2014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선 류제국(LG 트윈스)은 5회 투심 헤드샷으로 퇴장됐다. 앞선 김태훈-강로한 사례만 ‘기준에 없는’ 예외였다. 단서 조항이 없는 예외는 논란의 불씨가 된다. 실제로 장정석 키움 감독은 11일 사례 직후 “앞서 투심은 퇴장을 안 시킨 사례가 있으니 어필을 할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맞은 선수가 걱정돼 나서지 않았다”고 되짚었다. 포스트시즌처럼 중차대한 경기에서 투심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후폭풍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정 운영본부장은 “현장에서 ‘포심, 투심 구분 없이 패스트볼은 무조건 퇴장’으로 규정 범위를 넓히자고 얘기한다면 변경의 여지가 있다. 아직은 별다른 얘기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B팀 감독은 “투심은 되고 포심은 안 되나? 혹은 어떤 투수의 투심은 되고, 다른 이의 투심은 안 되나? 감독자 회의 때 이를 안건으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C팀 감독은 “포심 퇴장은 선수 보호차원이니 이 자체는 그대로 가는 게 맞다”고 했다.

여기에 속구만 제재하는 건 또 다른 애매함을 낳는다. 앙헬 산체스(SK)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은 143.3㎞로 리그 1위다. 에디 버틀러(NC 다이노스), 세스 후랭코프(두산)의 슬라이더 구속도 평균 140㎞을 넘는다. 130㎞ 이상 슬라이더는 흔하다. 익명을 요구한 A 선수는 “느린 커브가 아니고서는 모두 충격이 있다. 130㎞ 속구는 퇴장이고 140㎞ 넘는 슬라이더는 일반 몸 맞는 공이다. 하지만 타자가 받는 충격은 후자가 더 강하다”고 밝혔다.

지금의 규정은 구종, 구속의 애매함을 피할 수 없다. 이 규정의 본질은 타자, 즉 선수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사각에 놓인 탓에 타자 보호의 의미가 퇴색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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