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감독, 논란과 다른 문제로 박상원을 다그친 이유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시즌 3차전에서 관련 상황이 나왔다. 8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한화 우완투수 박상원(26)이 투구를 할 때마다 큰 기합 소리를 냈다. 그는 원래 이전부터 공을 놓은 순간에 새어 나오는 육성이 두 팀 더그아웃까지 들리는 투수였다. 관중 없다 보니 그 소리가 크고 선명했던 것.
상대하던 롯데 타자와 벤치에 있던 허문회 감독이 심판에게 어필을 했다. 청각이 예민해진 탓일 수도 있지만, 박상원의 기합이 이전과 다르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무관중 경기는 누구에게나 생소하다.
박상원이 오해를 살만한 행동도 했다. 인플레이가 아닌 상황에서도 기합 소리를 냈다. 심판과 얘기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허문회 감독이 놀라서 마운드로 고개를 돌렸다. 도발이나 현혹을 하려는 의도가 엿보였기에 어필을 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심증이 확신이 될 수 있었다. 심판은 박상원에게 주의를 줬다.
소리가 제공한 해프닝이 잦아지고 있다. 한 투수는 "상대 팀 더그아웃에서 들리는 말들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도자들도 "동료를 향한 응원은 소리가 커도 문제가 없다. 상대 팀 선수를 야유해서 자극하는 건 안 된다"고 했다. 통상적인 현장음이 무관중 경기에서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투수의 기합 소리도 이런 특수한 상황을 전제로 의견이 나뉜다. 현장 감독들도 생각을 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힘을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소리와 다르게 들린다면 타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더다"고 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아직은 기합이 신경 쓰일 정도로 큰 투수를 만나지 못해 감은 없지만, 배팅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들면 어필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투수 출신인 이강철 KT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을 돌아보며 "나도 투구를 할 때 '읍'하는 소리를 내면서 던졌다.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타자의 입장을 헤아렸고, 문제가 될 수 있다면 투수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17일 대전 경기가 끝난 뒤 야구팬도 의견이 갈렸다. '타격에 집중하면 응원 소리나 기합 소리가 들리겠느냐'며 투수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고, '공이 손에서 떠난 뒤에 소리를 질렀다'며 도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용덕(55) 한화 감독은 다른 지점을 주시했다. 박상원에게는 앞으로도 기합 소리를 내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테니스 선수들이 스윙할 때 내는 기합을 예로 들었다. 한 감독은 이전에도 투구 내용이 나쁘다고 기가 죽어서 소리를 작게 내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선수는 혼냈다. 이유가 있었다. 박상원이 8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롯데 더그아웃을 향해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행동보다는 타이밍을 짚었다. "경기 도중에 상대에게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더라도 경기가 끝나고 해야 한다"며 말이다. "경기장에 나가는 것은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모습은 좋지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선수의 개성을 보호했다. 그리고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을 되새길 수 있도록 유도했다. 기 살리기이자 정신 교육이었다. 실제로 박상원은 어필을 한 전준우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상대 어필에 동요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상원에게는 이 경험이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KT 타자 강백호의 괴성 해프닝이 연상된다. 롯데전에서 스윙 뒤 소리를 쳐서 상대 투수를 자극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당시 강백호는 자신의 성향, 기질, 습성이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용덕 감독은 박상원이 이런 상황에서 주시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했다.
현장음은 곧 응원가에 묻힐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나올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 물론 투수가 육성을 악용하려는 의도가 명확해 보인다면 상대 벤치가 움직일 것이다. 기합을 내는 자체로 논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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