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나비효과'에 뒷짐만 진 KBO..투수들이 죽어간다!
13일 사직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전은 동점과 역전이 각 4차례씩 반복된 지독한 난타전이었다. 달라진 롯데의 뒷심,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저력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띈 점은 투수들의 고전이었다. 어느 투수도 이닝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비단 이 경기뿐 아니다. 올 시즌은 준수한 수준은커녕 평범한 수준의 투구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투고타저’ 현상이 뚜렷했던 KBO리그는 올해 일순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이용규(35·한화 이글스)는 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심판 판정 문제를 제기했다. 선수 대부분이 S존의 일관성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게 골자였다. KBO는 이튿날 해당 경기의 심판위원 5명을 즉시 퓨처스리그(2군)로 강등했다. 강경책을 택한 허운 심판위원장은 “신뢰를 얻지 못한 우리 잘못”이라며 자성했다.
자연히 심판위원들의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강등을 의식해 S존을 극도로 좁혔다. 잡음을 줄이기 위해선 S존을 타이트하게 설정하면 된다. 아직 표본이 많진 않지만, 이용규 발언 시점을 전후로 리그 평균자책점은 4.21에서 5.39로, OPS(출루율+장타율)는 0.719에서 0.807로 대폭 상승했다. 순식간에 전혀 다른 리그가 된 모양새다.
KBO리그는 수년 전부터 국제기준에 못 미치는 S존을 지적받았다. 2019시즌에 앞서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추는 한편 S존도 국제규격에 맞춰 넓혔다. 그러나 올해 다시 도루묵이 됐다. 숱한 국제대회에 참가했던 베테랑 타자는 익명을 전제로 “지금 S존은 투수와 타자를 모두 죽인다. 타자 입장에서 S존이 좁으면 당장은 유리하다. 하지만 국제대회만 나가면 적응이 어렵다. 최근 국제대회 부진은 이러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 지도자들은 KBO리그 수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144경기 체제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 선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장의 고충이 공허한 이유는 KBO와 구단들 모두 광고 수익 등을 이유로 경기수 축소에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그렇다면 144경기 체제 안에서라도 리그 수준이 어느 정도 유지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좁은 S존은 투수들을 죽이고 있다.
보통 각 팀에는 1·2군을 합쳐 30~40명의 투수가 있다. 이들 중 가장 좋은 13명 정도가 1군 엔트리에 포함된다. 하지만 필승조나 마무리투수조차 허덕이고 있으니 추격조는 1이닝, 한 타자를 상대하는 것도 벅차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투수를 꼽으라면 여전히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이름이 나온다.
현장에선 꾸준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KBO는 선수의 불만 한마디에 심판진 운신의 폭을 좁힌 뒤 뒷짐만 지고 있다. KBO의 역할은 리그의 관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야구의 국제경쟁력 강화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KBO는 우리나라 야구를 발전시키고 이를 보급하여 (중략) 우리나라의 번영과 국제친선에 공헌을 목적으로 한다.”
KBO 정관 제1장 1조의 내용이다. 투수들이 죽어가는 지금 KBO는 우리나라 야구 발전의 방향을 다시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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