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

 

2017-2018시즌 KBL(한국프로농구) 득점왕 데이비드 사이먼의 복귀가 확실히 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KBL이 2월 11일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철폐를 발표한 이후 B-리그에서 뛰고 있는 사이먼 영입전이 치열하다”며 “2월 A매치 휴식기(18~27일)부터 일본으로 건너가 사이먼을 지켜본 감독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먼의 KBL 복귀는 시간문제다. 어느 팀 유니폼을 입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올 시즌 KBL은 4월 21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통합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끝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3월 19일 정규리그를 마친 구단을 중심으로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9-2020시즌엔 외국인 선수 키 제한이 사라진 만큼, 골밑을 장악할 이의 영입이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까닭이다.  

 

 

 

데이비드 사이먼은 한국 농구를 잘 안다. 2010-2011시즌 안양 KGC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고 KBL 무대를 밟은 사이먼은 통산 255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21.0득점, 9.1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6-2017시즌엔 KGC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우뚝 섰다. 

 

2017-2018시즌엔 정규리그 53경기에서 뛰며 평균 25.7득점, 11.1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올렸다. KBL 데뷔 첫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사이먼은 한국에 남지 못했다. KBL이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장신 외국인 선수의 신장 제한을 200cm 이하로 규정하면서 한국을 떠나야 했다. 당시 사이먼은 “이해하기 힘든 규정으로 한국을 떠나야만 했다”며 “KBL에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사이먼은 2월 11일 KBL이 발표한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일본 출장 중에 사이먼을 만났다”며 “차기 시즌 KBL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사이먼은 올 시즌 KGC 선수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 신장 제한이 사라진 차기 시즌엔 한국 복귀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이먼은 공격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202.1cm의 큰 키에 내·외곽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강한 힘과 빠른 발, 높은 점프력 등을 자랑하며 골밑을 장악하고, 미들슛과 3점슛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특히나 수비가 막을 수 없는 페이드 어웨이 슛은 사이먼의 트레이드마크로 불린다. 공격 범위가 넓은 까닭에 수비 입장에선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수비력도 준수하다. 힘에선 도통 밀리지 않는다. 박스아웃과 리바운드에 강점이 뚜렷하고, 스크린과 같은 궂은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KGC 주장 양희종은 “사이먼은 함께 뛰어본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였다”며 “실력뿐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사이먼은 굉장히 성실하다. 훈련장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걸 본 적이 없다. 여기에 리더십까지 갖췄다. 동료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수다. KBL로 돌아온다면 많은 팀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복귀가 유력해진 데이비드 사이먼은 장점만큼이나 단점 역시 뚜렷한 선수다. 우선 체력이 약하다. KBL 데뷔 시즌부터 후반기로 갈수록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인다’는 게 농구계의 공통된 평가다. 

 

사이먼은 나이도 적지 않다. 1982년생으로 올해 만 36세가 됐다. 차기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1명만 뛸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마다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이먼은 KBL에서 뛴 5시즌 가운데 2차례만 전 경기를 소화했다. 무릎, 종아리 등 부상이 잦았었단 점은 불안요소다. 

 

A구단 감독은 “올 시즌 A매치 기간이 생기면서 매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며 “부상 선수가 없는 팀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차기 시즌엔 주전 외국인 선수가 오랜 시간을 뛰어야 한다. 나이가 적지 않은 사이먼이 꾸준한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사이먼은 올 시즌 B-리그 교토 한나리즈 유니폼을 입고 58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24.3득점(2위), 8.7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KGC에서 뛸 때와 마찬가지로 주득점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하지만, A 구단 감독은 ‘기록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감독은 “B-리그는 KBL처럼 수비가 강하지 않다”며 “15일에 8경기를 소화할 수도 있는 한국처럼 일정이 빡빡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이먼의 올 시즌 3점슛 성공률이 22%(72개 시도->16개 성공)에 그치고 있다. 영상만으로도 이전과 다르다는 걸 크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다수 구단은 사이먼이 차기 시즌에도 KBL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본다. 사이먼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는 B 구단 감독은 “사이먼의 나이가 걱정이긴 하지만 장점이 훨씬 많다”며 “특히나 한국 문화에 적응할 필요가 없고 팀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다는 강점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을 마친 구단은 없다. B 구단 감독은 “8월이 돼야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아직 리그가 진행 중인 곳이 많고, 수준급 선수들의 경우 몸값이 한창 높을 때다. 새 시즌이 한창 남은 까닭에 에이전트 측에서 높은 몸값을 부르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역시 관심을 가진 구단은 많지만 정식 계약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올 시즌이 마무리된 지 이제 나흘이 지났다. 하지만, 차기 시즌을 향한 각 구단의 발걸음엔 쉴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