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봄의 제전이 시작된다. 도드람 2018-2019 V리그가 11일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본격적인 플레이오프에 들어간다. 남자부와 여자부 봄배구에 나갈 여섯 팀이 확정된 가운데 과연 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팀은 누가 될까? 각 팀의 전력분석을 통해 봄배구의 향방을 예측해보았다.

먼저 우승을 할 수 있는 조건인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 유무, 외국인 선수를 받쳐줄 국내파 공격수들의 활약유무, 세터의 안정감과 수비의 안정감 이 네 가지를 통해 각 팀의 봄배구 활약 가능성에 대해 점쳐보았다.


1.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 유무

먼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은 지난 트라이아웃에서 2순위로 입단한 베레니카 톰시아의 활약이 건재하다. 톰시아는 올 시즌 111세트에 나서 610득점 공격성공률 39.93%로 각각 득점 3위와 공격종합 부문 4위에 오르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한 축을 담당했다. 탄력있는 점프와 다양한 공격패턴으로 흥국생명 공격의 다변화를 책임지고 있는 톰시아는 시즌 중반 살짝 주춤한 것을 제외하고는 활약도 꾸준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흥국생명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위인 도로공사는 도중 투입된 외국인 선수 파튜의 활약이 눈부셨다. 시즌 중반 팀을 떠난 이바나 네소비치에 뒤이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파튜는 454득점, 공격성공률 39.69%로 득점 9위와 공격종합 부문 6위에 올랐고, 주특기인 시간차공격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르며 도로공사의 막판 상승세에 큰 역할을 해냈다. 지난해 GS칼텍스 시절 막판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던 것과는 달리 시즌 끝까지 맹활약을 하면서 이전 시즌보다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위인 GS 칼텍스는 외국인 선수가 고민이다. 바로 외국인 선수 알리 때문이다. 알리의 기록은 톰시아나 듀크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105세트에 나서 567득점, 공격성공률 40.03%로 라운드 MVP까지 받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부상을 당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GS 칼텍스에게는 큰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2. 국내파 공격수들의 활약유무

세 팀에게는 믿을만한 국내파 공격수들이 적어도 하나씩은 존재한다. 바로 흥국생명의 이재영, 도로공사의 박정아, GS 칼텍스의 이소영이다. 먼저 이재영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윙 스파이커다. 올 시즌 624득점, 38.61%의 공격성공률로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기업은행의 어도라 어나이에 이어 득점부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이재영의 맹활약으로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재영의 뒤를 받치는 김미연과 미들 블로커인 김세영, 이주아의 높이도 흥국생명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흥국생명에 이재영이 있다면 도로공사에는 박정아가 있다. 박정아가 없었다면 도로공사의 시즌 중반 상승세는 불가능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박정아가 도로공사에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올 시즌 박정아는 588득점, 37.04%의 공격성공률로 득점 4위, 공격종합 9위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는 상대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128득점을 올렸을 정도로 흥국생명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승부처 공격성공률이 40%에 육박하면서 '클러치 박'이라는 명성을 확인시키고 있다. 박정아 뿐만 아니라 도로공사의 면면도 탄탄하다. 문정원은 올 시즌 38개의 서브득점을 성공시키면서 서브 부문 1위에 올랐다. 서브가 가장 중요한 단기전에서 믿을만한 공격루트다. 또한 배유나와 정대영이 버티는 미들라인도 탄탄하다. 도로공사의 2연패 가능성이 꽤 높은 이유다.

GS 칼텍스에게는 삼각편대 이소영-강소휘-표승주가 있다. 특히 이소영은 지난해 당한 십자인대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며 471득점, 공격성공률 39.96%로 득점 8위 공격종합 3위에 랭크되었다. 강소휘 역시 325득점으로 득점 13위에 랭크되었고, 미들블로커와 윙이 가능한 멀티자원인 표승주 역시 251득점으로 16위에 올랐다. 이 삼각편대 덕분에 GS 칼텍스는 외국인 선수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도 승수를 쌓아갈 수 있었고, 장충의 봄을 만들어냈다. 다만 다른 팀들에 비해 센터라인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GS 칼텍스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



3. 안정된 수비

안정된 수비는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도 최고의 리베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김해란이다. 김해란은 올 시즌 디그 1위, 리시브 2위, 수비 3위로 수비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재영 역시 "해란언니가 없었다면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김해란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도로공사와 GS 칼텍스 입장에선 김해란의 수비를 어떻게 뚫어내는지가 우승으로 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2위인 도로공사 역시 수비면에서는 흥국생명에게 뒤쳐지지 않는다. 바로 리베로 임명옥과 리베로형 공격수 문정원의 존재다. 도로공사는 지난해부터 2인 리시브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박정아의 리시브 부담을 줄이는 대신 문정원과 임명옥이 박정아의 부담을 나눠가진다. 다행히도 지난해에는 이 두 선수가 잘 버텨준 덕분에 도로공사는 통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도 과연 두 선수가 얼마나 많이 버텨주는지가 2연패로 가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GS 칼텍스 역시 수비에서는 나쁘지 않다. 리시브 부문 상위 17명 가운데 4명(한다혜 이소영 강소휘 표승주)이 포진되어 있다. 수비적으론 안정적이지만, 첫 봄배구를 치르는 선수들이 얼마나 긴장감을 풀 수 있을지, 그리고 국가대표 리베로였던 나현정의 공백을 한다혜가 잘 메울 수 있느냐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4. 안정된 세터

양팀 모두 더블 세터 체제를 갖추고 있다. 먼저 선발세터를 정한 후 때에 따라 세터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흥국생명에는 조송화와 김다솔이 버티고 있다. 박미희 감독은 선발세터는 조송화로 쓰되 경기 진행에 따라 김다솔로 교체하고 있다. 조송화의 장점은 공격수들과의 호흡이다. 이재영 역시 조송화의 토스가 편하다고 이야기한 바가 있다. 반면 김다솔은 안정적인 토스가 장점이다. 기본기에 충실한 오픈토스로 상대의 빈틈을 노린다. 박미희 감독 역시 김다솔의 기본기를 칭찬하며 큰 세터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과연 이 두 선수의 성향을 때에 따라 어떻게 활용할지 박미희 감독의 판단에 봄배구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

도로공사는 백전노장 이효희와 이제 막 신인딱지를 뗀 이원정이 건재하다. 이효희는 자타가 공인하는 V리그 최고의 세터이며, 이원정은 도로공사 선수들이 인정하는 이효희의 후계자다. 두 선수 모두 안정적인 배분이 장점이다. 특히 이원정은 블로킹 능력도 갖추고 있어 도로공사가 가진 또 하나의 공격무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GS 칼텍스 역시 두 명의 세터가 경기를 이끌고 있다. 이고은과 안혜진이다. 이 두 선수는 개성이 확실하다. 이고은은 안정감있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안혜진은 큰 키를 바탕으로 조금 더 모험적인 토스를 추구하는 편이다. 특히 안혜진은 서브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이를 잘만 활용한다면 GS 칼텍스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2019년 봄을 지배할 팀은 과연 누가 될까? 오는 15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도로공사와 GS 칼텍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그 대단원의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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