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출신 타격왕 양의지의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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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양의지(32)는 이름에 옳을 의(義), 슬기로울 지(智)라는 한자를 쓴다. ‘옳고 슬기롭게 자라라’는 마음을 담아 아버지가 지은 이름이다.
야구계에서는 양의지가 ‘어떤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인 ‘의지(意志)’의 상징으로 쓰인다.
진흥고를 졸업한 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는 2007년 1군에서 단 3경기만 출장하는데 그치다 경찰청에 입대했던 무명의 선수였다. 제대 한 뒤 자신의 이름을 알린 양의지는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2018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125억원이라는 역대 두번째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NC로 이적하면서 ‘비싼 몸’이 됐다.
또한 지난 25일 열린 KBO리그 시상식에서는 타율(0.354), 장타율(0.574), 출루율(0.438) 등 3관왕을 달성했다. 1984년 이만수 이후 35년만에 포수 타격왕이라는 영광도 안았다. 스포츠경향과 만난 양의지는 “내 이름, ‘의지’가 많이 쓰이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올 시즌 자신이 의지들을 돌이켜봤다.
■NC행을 향한 의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는 줄곧 두산에서만 뛰었던 양의지가 팀을 떠난다는 사실이 큰 충격을 안겼다. 이 과정에서 두산이 양의지에게 제시한 금액도 공개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참 힘든 시간이었다. 양의지는 “정말 인생에서 선택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 어디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지 등을 따지고 생각하곤 했다”고 말했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양의지는 이적을 결심한 계기를 말할 수 있었다. 양의지는 “나를 원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와닿았다. 선수는 자신을 필요로하는 데 가서 일을 해야 한다. 필요 없으면 정리해고 되는게 프로의 세계 아닌가. 나를 필요로하는 데에서 일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산이 양의지가 필요없던 것이 아니었다. 포수에 대한 목마름은 NC가 더 절박했다. NC는 김태군이 군입대 한 이후 주전 포수는 물론 백업 포수까지 성장하지 못했고 2018년에는 창단 처음으로 10위를 했다. 그리고 그 갈증을 단숨에 양의지가 해결했다. 2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막상 와 본 NC, 의지가 부족했다
양의지는 평소 말수가 적다. 두산에 있을 때에도 몇 마디 안 해 본 선수들도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란 어려웠다.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 등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 적응하는데 한 시즌을 썼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해오던 야구 스타일과 새 팀의 야구 스타일도 확연히 달랐다. 양의지는 “매 경기를 빨리 포기하는 점이 달랐다. 끝까지 해서 이길 수 있는데 한 경기를 쉽게 내 주는 점이 다르더라. ‘오늘 지면 내일 이기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매 경기를 이기고 반성하고 안 지려고 해야되는데 하루의 승패를 그렇게 생각하는게 적응이 안 됐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그런 부분에서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새 팀에서 분명히 나에게 원하는게 있기 때문에 야구장에서 행동할 때나 소신있게 후배들에게 말을 한다거나 하는 등 채워보려고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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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위보단 출루율이 내 의지가 반영 된 것
양의지는 지난 시즌에도 타격왕 경쟁을 펼치다 리그 2위(0.358)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에는 경쟁자 없이 월등한 성적으로 타격왕이 됐다. 시즌 중에도 종종 “왜 그렇게 성적이 나온지 나도 잘 모르겠다”며 웃던 그였다. 시상식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양의지는 “타율 1위는 내가 하려고 해서 된 게 아니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니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본인의 의지가 좀 더 반영된 쪽은 출루율이다. 양의지는 “내가 발이 빠르지 않지만 야구에서는 출루를 해야 득점도 가능하다. 그 점이 다른 부분보다 더 만족스럽다”고 했다.
출루의 비결은 ‘데이터’다. KBO리그의 최근 트렌드이기도 하다. 양의지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움을 많이 받고 나만의 생각도 많이 해본다. 솔직히 선수들은 그런 자료들을 알아서 잘 찾아야한다. 1군 무대는 ‘생존’이 중요한게 아닌가. 어떻게 해야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를 남들보다 다르게 생각해야한다”고 했다.
주전 포수인 양의지와 생존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그러나 그는 “내가 중요한 경기에서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나보다 못했던 친구가 더 잘할 수 있다. 야구는 항상 변수가 있어서 내 자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에 걸맞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의지대로 되지 않았던 것들…불의의 부상, 그리고 프리미어12
이런 양의지도 갑작스럽게 찾아온 부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양의지는 7월 중순 훈련을 하다 옆구리 부상을 입어 한달 가량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가 올 시즌 처음으로 마음이 ‘덜컹’ 내려 앉은 순간이었다. 양의지는 “한창 5강 싸움을 하고 있을 때 상상도 못하던 곳이 다쳐서 팀에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후배 김형준이 양의지의 미안함을 덜게 했다. 양의지는 “그 계기로 어린 형준이가 성장을 한 것 같아 다행이었다”고 했다.
시즌 후에 프리미어12에 참가했던 양의지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8경기에서 안타를 2개밖에 못치는 등 타율이 0.087에 그쳤다.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 진출권을 땄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양의지는 “허리를 다쳐서 치료도 받고 했던 상황이라 밸런스가 안 좋았다”면서 “올림픽에서 복수할 기회는 있겠지만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준비를 잘 해서 다시 붙어볼 것”이라고 했다. 그 역시 이번 대회에서 배운 점이 있었다. 양의지는 “일본 포수들은 머리도 좋고 괜찮았다. 특히 미국전에서 본 포수는 안정감있었다”고 돌이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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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도 내년에는 KS 갈 수 있어…나성범과 함께 하는 야구 기대돼
최근 몇년 간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무대만 뛰었던 양의지가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건 꽤 낯선 경험이었다.
양의지는 “내년에는 한국시리즈를 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약간의 차이에서 갈리는데 그 부분을 채우면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수비, 주루에서 점수를 더 뽑아내야 할 때 안 보이는 실수가 많다. 그런걸 한 두개씩 줄이고 역전패 당하는 횟수를 줄인다면 80승 이상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또한 내년에는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나성범과 함께 중심 타선을 구성할 생각에 설렌다. 양의지는 “NC를 올 때 제일 기대했던 부분인데 올 시즌 많이 못 뛰어서 아쉬웠다. 나성범은 정말 완벽하게 갖춘 선수”라고 말했다.
스스로는 내년 시즌 목표치로 타율3할2푼 이상, 홈런 20개 이상으로 잡았다. 양의지는 “더 잘 해야한다. 돈 받은만큼 해야하지 않겠나”라며 빙그레 웃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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