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선 “넌 내일 해고야”, 한쪽에선 “제발 부임해”

(베스트 일레븐)

잉글랜드 FA컵 5라운드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치러진 스탬퍼드 브릿지에선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영국 언론 BBC 스포츠는 “같은 경기장에서 한 쪽에선 ‘제발 정식 감독으로 부임해달라’는 극찬의 노래가 울려 퍼졌고, 다른 한쪽에선 ‘넌 내일 아침이면 해고 될 것’이라는 으름장의 노래가 메아리쳤다”라고 보도했다.

사연은 이렇다. 19일(이하 한국 시간) 치러진 2018-2019 FA컵 5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홈팀 첼시를 2-0으로 꺾었다. 그러지 않아도 리그에서 하락세를 겪고 있던 첼시로선 이제 FA컵마저 놓치며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첼시 팬들은 무엇보다도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축구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 큰 고민이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아스널에 0-2, 본머스에 0-4, 맨체스터 시티에 0-6으로 점점 최악의 결과를 만들고 있다는 점도 궤를 같이 한다.

따라서 이번 FA컵마저 다소 무기력하게 라이벌에게 패하자, 홈 경기장은 사리 감독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노래가 가득찼다. BBC 스포츠와 <메트로>가 전한 소식에 따르면, 첼시 팬들은 사리 감독을 향해 “넌 내일 아침 해고될 거야”라는 노래를 불렀으며, 신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팬들도 목소리를 더해줬다고 한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점점 더 신임을 얻어가고 있다. 솔샤르 감독은 임시로 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팀의 반등을 이끌어냈고, 이날 경기서 골을 넣은 폴 포그바를 비롯해 마커스 래시포드와 로멜루 루카쿠 등 핵심 자원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전술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있다. 따라서 이날 경기서도 원정 팬들은 솔샤르 감독의 이름을 여러 차례 외쳤고, 정심 감독으로 부임해달라는 뜻을 담은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홈팬들로부터 비난의 노래를 들어야만 했던 사리 감독은 “FA컵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팬들의 심정이 어떤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는 비록 후반전에 혼란스럽기는 했어도 전반전에는 좋은 경기를 했다. 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팬들의 비난에 대해서 걱정하지는 않는다. 내가 해고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두 팀의 승패와 궤를 같이 해, 완전히 희비가 엇갈린 두 팀 감독을 향한 팬들의 외침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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